설악산 울산바위부터 삼척 남근바위까지
비한 전설 품은 국내 바위 여행지 BEST 5
여행지의 매력은 단순히 풍경에서 끝나지 않는다. 수천만 년의 세월이 만든 절경에 사람들의 상상력과 전설이 더해질 때 비로소 특별한 여행지가 된다. 전국 곳곳에는 이름만 들어도 궁금증을 자아내는 바위들이 있다. 어떤 바위는 용이 승천한 자리라는 이야기를 품고 있고, 어떤 바위는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또 어떤 바위는 마을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과 민간신앙이 깃들어 독특한 관광 명소가 되기도 했다. 올여름, 단순한 인증샷 여행을 넘어 이야기가 있는 국내 바위 여행지를 찾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사진=강원도
강원도 속초 설악산을 대표하는 울산바위는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기암괴석 중 하나다. 여섯 개의 거대한 암봉이 병풍처럼 이어진 모습은 멀리서 봐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울산바위가 특별한 이유는 이름에 얽힌 전설 때문이다. 옛이야기에 따르면 전국의 바위들이 금강산으로 모이던 날 울산에서 출발한 거대한 바위가 늦게 도착했고, 결국 금강산에 들어가지 못한 채 현재의 설악산 자리에 머물렀다고 한다. 그래서 ‘울산에서 온 바위’라는 뜻의 울산바위가 됐다는 것이다.
최근에도 설악산을 찾는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코스로 꼽히며, 정상에서는 동해와 설악산 능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특히 해 뜨는 시간이나 단풍철 풍경은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촛대바위
강원 동해시와 삼척시 경계에 위치한 추암 촛대바위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쯤 TV를 통해 본 풍경이다. 애국가 배경 영상에 등장하며 전국적인 명소가 됐다.
이 바위는 이름 그대로 거대한 촛대가 바다 위에 세워진 듯한 독특한 형상을 하고 있다. 주변에는 형제바위, 거북바위, 코끼리바위 등 다양한 기암괴석이 함께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특히 동해에서 떠오르는 일출과 촛대바위가 만들어내는 풍경은 국내 최고의 해돋이 명소로 꼽힌다. 파도가 거세게 몰아칠 때는 마치 용이 승천하는 듯한 모습이 연출돼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최근에는 해안 산책로와 출렁다리까지 조성돼 가족 단위 여행객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선녀바위
■ 선녀가 내려와 쉬었다는 선녀바위
인천 영종도 을왕리 인근에 자리한 선녀바위는 수도권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전설 여행지다. 바닷가에 우뚝 솟은 기암괴석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이름만큼은 매우 낭만적이다.
전설에 따르면 하늘의 선녀가 인간 세상의 아름다운 풍경에 반해 이곳에 내려와 목욕을 즐겼다고 한다. 이후 승천하면서 바위가 남겨졌고, 사람들은 이를 선녀바위라 불렀다.
이곳은 특히 서해 낙조 명소로 유명하다. 붉은 노을이 바다와 바위를 물들이는 풍경이 아름다워 사진가와 연인들이 즐겨 찾는다. 을왕리해수욕장, 왕산해수욕장과 함께 둘러보기 좋은 여행 코스로도 손꼽힌다.
사진=해신당공원
강원 삼척 해안 일대에는 독특한 남근바위와 해신당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처음 보는 사람은 다소 당황할 수 있지만, 이곳에는 오랜 세월 전해 내려온 애절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전설에 따르면 애랑이라는 처녀가 바다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은 뒤 마을에 풍어가 끊겼다. 이후 한 어부가 우연히 바다를 향해 소변을 본 뒤 물고기가 잡히기 시작했고, 마을 사람들은 처녀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남근 형상의 조형물과 제사를 지내기 시작했다.
현재 해신당공원은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민속문화 관광지로 운영되고 있다. 동해 바다를 배경으로 한 해안 산책로와 독특한 조형물들이 어우러져 색다른 여행 경험을 제공한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전남 고흥의 용바위는 이름부터 강렬하다. 거대한 절벽과 암반층이 마치 용의 몸통처럼 이어져 있으며, 예로부터 용이 하늘로 승천한 장소라는 전설이 전해진다.
전설에 따르면 이곳에서 용이 승천하면서 바위에 흔적을 남겼고, 주민들은 이를 신성한 장소로 여겨 왔다. 현재는 고흥 10경 중 하나로 꼽히며, 바다와 절벽이 어우러진 풍경 덕분에 남해안 대표 절경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용두암, 용굴, 몽돌해변 등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탐방로가 조성돼 있어 트레킹 여행지로도 인기가 높다. 인파가 몰리는 유명 관광지보다 한적하게 남해 바다를 즐기고 싶은 여행객에게 추천할 만하다.
풍경은 시간이 지나면 잊히지만 이야기는 오래 남는다. 울산바위의 유쾌한 전설부터 선녀바위의 낭만, 남근바위의 민속신앙, 용바위의 승천 설화까지. 올여름 국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단순한 절경을 넘어 각자의 사연을 품은 바위 여행지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여행은 풍경을 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그 장소에 담긴 이야기를 만나는 순간 더욱 특별해진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