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려고 이 비싼 차 샀나”…미국서 터진 현대차 대형 SUV 논란, 집단소송까지 번졌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결함 논란이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아빠들의 드림카’로 불리던 명성에 먹구름이 낀 것으로, 반복되는 특정 부품의 고장으로 차주들의 불만이 폭주하며 급기야 집단소송 사태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팰리세이드 (출처=현대차)
팰리세이드 (출처=현대차)


고급 모델일수록 ‘덜컹’… 정체불명 서스펜션 누수

문제의 진원지는 바로 자동차의 뒷바퀴 쪽에 장착된 충격 흡수 장치, 이른바 ‘리어 서스펜션’이다. 주행 중 차체가 불안정하게 흔들리거나 ‘덜컹’거리는 소음과 함께 승차감이 급격히 나빠지는 현상이다. 심한 경우, 부품에서 기름(유압유)이 새어 나오기까지 한다.

특히 이 문제는 여러 옵션이 추가된 고급 트림(캘리그래피, 리미티드)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차주들의 배신감은 더욱 크다. “비싼 돈 주고 산 고급형 모델의 승차감이 경차보다 못하다”는 격한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현대차 신형 팰리세이드 측면 (출처=현대차)
현대차 신형 팰리세이드 측면 (출처=현대차)


“보증 끝나자마자 고장”… 차주들 분노 폭발

“새 차 뽑은 지 얼마나 됐다고, 3만 5천km 타는 동안 벌써 두 번이나 뒤쪽 쇼크 업소버를 갈았습니다. 이게 말이나 됩니까?”

한 미국인 차주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이처럼 잦은 고장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고장이 발생하는 시점이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무상 보증 기간이 막 끝난 직후에 문제가 터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결국 차주들은 적게는 수십, 많게는 백만 원이 넘는 수리비를 고스란히 자기 주머니에서 꺼내야 하는 실정이다.
현대차 신형 팰리세이드 측정면1 (출처=현대차)
현대차 신형 팰리세이드 측정면1 (출처=현대차)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차주들은 아예 순정 부품을 포기하고 다른 회사의 제품으로 교체하거나, 한 등급 아래의 일반 부품으로 ‘다운그레이드’하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현대차의 ‘침묵’, 논란에 기름 부었다

차주들의 속이 타들어 가는 동안, 제조사인 현대차는 아직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과거 기술 서비스 공지(TSB)를 통해 문제의 존재를 일부 인지하고 있음을 시사했지만, 이는 리콜과 같은 강제성 있는 조치가 아니다.
현대 팰리세이드 풀체인지 측면 (출처=현대차)
현대 팰리세이드 풀체인지 측면 (출처=현대차)


2020년형 구형 모델은 물론 2025년형 최신 모델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계속 보고되는 상황.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의 대응마저 늦어지자, 소비자들의 불신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캘리포니아에서 브레이크 시스템 관련 결함 은폐 혐의로 집단소송까지 제기되며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단순한 부품 결함을 넘어, 이제는 브랜드를 향한 신뢰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이번 사태에 현대차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등을 돌린 소비자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시장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동치승 기자 don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