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둔화 속 GM의 파격적인 행보, 2조 원을 쏟아부으며 내연기관 사업을 강화하는 진짜 속내는?
이는 전동화 전략의 완전한 포기가 아닌, 수익성을 우선하는 현실적인 ‘투트랙’ 전략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시대가 성큼 다가온 줄 알았다. 하지만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 중 하나인 제너럴 모터스(GM)가 정반대의 행보를 보여 시장을 놀라게 했다. GM은 최근 약 2조 원에 달하는 거액을 내연기관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는 단순히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흔들리는 전기차 수요, 굳건한 내연기관의 수익성, 그리고 미래를 위한 장기적인 포석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GM의 진짜 속내를 들여다본다. 전동화를 향한 경주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상보다 차가운 전기차 시장 반응
한때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던 전기차 시장은 최근 뚜렷한 둔화세에 접어들었다. 높은 금리와 비싼 차량 가격, 여전히 부족한 충전 인프라 등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닫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각국 정부의 보조금 축소 역시 전기차 대중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처럼 시장의 열기가 식자, GM을 비롯한 완성차 업체들은 무리한 생산 목표를 수정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막대한 수익원 픽업트럭과 SUV
GM이 내연기관에 다시 눈을 돌린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수익성’이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쉐보레 실버라도나 GMC 시에라 같은 대형 픽업트럭과 SUV는 GM의 현금 창출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들 모델은 높은 판매량과 마진을 자랑하며, 전기차 개발 및 생산에 들어가는 막대한 투자금을 충당하는 기반이 된다. 결국 당장 돈이 되는 사업을 포기하면서까지 불확실한 미래에 ‘올인’할 수는 없다는 현실적 계산이 깔린 셈이다.
포기가 아닌 유연한 이중 전략
이번 투자를 ‘전동화 전략의 포기’로 해석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GM은 여전히 얼티엄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개발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목표는 변함이 없다.
다만, 전환의 ‘속도’를 조절하며 내연기관의 수익을 발판 삼아 보다 안정적으로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투트랙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이는 최근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등 다른 글로벌 경쟁사들이 보이는 행보와도 궤를 같이한다.
결론적으로 GM의 결정은 전동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속도 경쟁보다는 내실과 균형을 택한 전략적 선택이다. 전기차로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지만, 그 과정은 예상보다 더 길고 험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내연기관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전기차 시대를 차분히 준비하겠다는 GM의 현실적인 계획이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