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싼타페, 파격적인 디자인이 오히려 독이 됐나... 판매량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사연
‘국민 아빠차’ 쏘렌토의 압도적 질주, 부분변경 모델로 반전을 꾀하는 싼타페의 미래는?

쏘렌토 - 출처 : 기아
쏘렌토 - 출처 : 기아


국내 중형 SUV 시장의 판도가 기아 쏘렌토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지난해 야심 차게 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온 현대 싼타페가 의외의 부진에 빠지면서, 두 ‘국민 아빠차’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쏘렌토는 지난달 8,976대가 팔리며 전체 승용차 판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반면 같은 기간 싼타페는 3,080대 판매에 그치며 12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 판매량 10위권 진입에 실패한 것이다.

연간 판매량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쏘렌토는 지난해 10만 대 판매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으나, 싼타페는 5만 7,889대에 머물렀다. 두 모델 간의 격차가 4만 대 이상으로 벌어지며 라이벌이라는 말이 무색해진 상황이다.

현대 싼타페 - 출처 : 다키포스트
현대 싼타페 - 출처 : 다키포스트


같은 날 출격, 엇갈린 희비



두 모델의 운명이 엇갈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8월이다. 현대차는 5년 만에 완전변경된 5세대 싼타페를, 기아는 4세대 쏘렌토의 부분변경 모델을 같은 달에 선보이며 정면 대결을 예고했다. 통상적으로 완전변경 신차가 부분변경 모델보다 시장의 주목을 더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외의 결과다.

신차 효과를 등에 업어야 할 싼타페가 힘을 쓰지 못하는 사이, 쏘렌토는 꾸준한 인기를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오히려 강화했다. 이는 단순히 상품성 차이를 넘어 소비자의 선택 기준에 다른 변수가 크게 작용했음을 시사한다.

현대 싼타페 - 출처 : 다키포스트
현대 싼타페 - 출처 : 다키포스트


승부 가른 디자인 논란



업계 전문가와 소비자들은 판매량 격차의 가장 큰 원인으로 ‘디자인’을 꼽는다. 신형 싼타페는 직선을 강조한 박스형 디자인과 현대차 엠블럼을 재해석한 ‘H’ 라이트로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정통 SUV의 강인한 이미지를 구현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문제는 후면부에서 불거졌다. 테일램프가 범퍼에 가깝게 너무 낮게 배치되면서 후면 상단부가 휑해 보인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역대급 호불호 디자인”, “방향지시등이 너무 낮아 뒤따르는 차에 잘 보이지 않는다”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쏘렌토 - 출처 : 기아
쏘렌토 - 출처 : 기아


반면 쏘렌토는 기존 모델의 성공적인 디자인을 계승하면서 세련미를 더하는 안정적인 길을 택했다. 이 보수적인 접근이 오히려 대중적인 선호도를 이끌어내며 판매량으로 직결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이브리드 시장마저 쏘렌토 천하



친환경차 시장에서도 쏘렌토의 우위는 확고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하이브리드 모델 중 쏘렌토는 6만 9,862대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4만 3,064대를 기록하며 그 뒤를 따랐다.

이는 높은 연비와 정숙성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몰리는 하이브리드 시장에서조차 싼타페가 쏘렌토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파워트레인의 장점마저 상쇄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싼타페, 반격 카드 준비 중인가



물론 현대차가 이 상황을 좌시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업계에서는 싼타페가 이르면 내년, 상품성 개선 모델을 조기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모델 추가 가능성도 거론된다.

결국 국내 대표 중형 SUV인 두 모델의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싼타페가 디자인과 상품성을 보완한 카드로 돌아와 쏘렌토의 독주를 막고 다시 한번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