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체인지급 변화 단행한 신형 GLE, 라이벌 BMW X5와 정면 승부 예고
3,000여 개 부품 교체한 2차 페이스리프트…독일 프리미엄 SUV 시장 격돌
단순한 외관 변경이 아닌, 파워트레인의 ‘PHEV 효율성’과 실내 ‘디지털 기술’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린 이번 신형 GLE의 등장은 BMW X5와의 경쟁 구도에 큰 변화를 예고한다.
풀체인지급 변화, 부품 3000개가 바뀐 배경
경쟁 모델인 BMW X5가 파격적인 완전변경을 단행한 것과 달리, 벤츠는 검증된 4세대 플랫폼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전략을 택했다. 대신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 일반적인 부분변경이 디자인 디테일을 다듬는 수준에 그치는 것과 달리, 이번 신형 GLE는 구동계와 제어 시스템을 포함한 약 3,000개의 부품을 교체했다.이는 사실상 신차급 상품성을 주입한 것으로, BMW의 공세에 정면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벤츠의 독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검증된 골격 위에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얹어 시장 주도권을 지키겠다는 계산이다.
전기차 버금가는 PHEV 효율성이 승부수
이번 변화의 핵심은 단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GLE 500e의 극적인 진화다. 1회 충전 시 순수 전기 모드로만 주행 가능한 거리를 무려 106km까지 늘렸다. 수도권에서 서울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라면, 일주일 내내 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 전기차처럼 운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평일에는 경제적인 전기차로, 주말 장거리 여행에서는 충전 스트레스 없는 하이브리드차로 활용 가능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 셈이다. 이와 함께 최고출력 530마력의 V8 트윈터보 엔진을 얹은 GLE 580 4MATIC 라인업을 추가해 BMW X5 M60i와의 고성능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MBUX 슈퍼스크린이 완성한 디지털 기술
실내 공간은 디지털 라운지를 방불케 한다. 12.3인치 디스플레이 3개를 하나로 이은 MBUX 슈퍼스크린이 대시보드 전체를 압도하며 미래적인 감성을 전달한다. 소프트웨어 역시 구글 등과의 협업으로 인공지능(AI) 음성 비서와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기능이 한층 정교해졌다.
흥미로운 지점은 첨단화 속에서 발견한 아날로그의 가치다. 벤츠는 지나친 터치 방식이 오히려 불편하다는 소비자 피드백을 적극 수용했다. 스티어링 휠 등 핵심 제어 부위에는 직관적인 물리 버튼을 다시 배치해 첨단 기술과 실용성 사이의 현명한 타협점을 찾았다.
기존 GLE 350 4MATIC의 시작 가격이 1억 1,660만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신형 모델의 가격은 소폭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역대급 효율을 자랑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독보적인 실내 공간은 충분한 가치를 증명한다.
특히 도심 연비 부담에서 벗어나면서도 주말 장거리 운행이 잦은 운전자에게 신형 GLE는 가장 매력적인 선택지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