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4, ID.7 앞세워 유럽 시장 장악… 중국 부진에도 웃은 이유
순수 전기차만 고집 안 했다… 투트랙 전동화 전략의 놀라운 성과
2019 상하이 폭스바겐 SUV 라인업 / 폭스바겐그룹
전기차 시장의 왕좌가 바뀌었다. 폭스바겐그룹이 2025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에서 마침내 테슬라를 넘어섰다. 전년 대비 32% 증가한 98만3100대를 기록하며 새로운 1위 자리에 올랐다.
단순한 판매량 증가가 아니다. 유럽 시장에서의 압도적 지배력과 다양한 라인업을 앞세운 ‘투트랙 전동화 전략’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분석이다. 테슬라가 주춤하는 사이, 폭스바겐이 어떻게 시장의 판도를 뒤집었는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유럽 장악이 1위 탈환의 결정적 열쇠였다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이 주목받는 동안, 승부는 다른 곳에서 갈렸다. 폭스바겐그룹은 2025년 유럽에서만 전기차 74만2800대를 인도하며 전년 대비 65.9%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유럽 전기차 시장 점유율 약 27%에 해당하는 수치다.
성장의 중심에는 주력 모델이 있었다. 특히 ID.7은 유럽 전체에서 133.9% 성장하며 7만6600대가 팔려나갔고, ID.4와 ID.5 역시 각각 12만8900대, 6만5700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한국 시장에서도 ID.4가 출시 2주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된 점은 국내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방증한다.
전기차만 고집하지 않은 투트랙 전략이 통했다
경쟁사들이 순수 전기차(BEV)에 집중하는 사이, 폭스바겐은 다른 길을 걸었다. 순수 전기차와 함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이 시장에 제대로 통했다. 2025년 그룹의 PHEV 인도량은 42만8000대로, 전년 대비 약 58% 급증했다.
최대 143km까지 전기로만 주행 가능한 2세대 PHEV 모델이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며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하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전략적 판단이 성공의 기반이 된 셈이다.
중국 부진은 의도된 물량 조절의 결과였다
물론 모든 시장에서 성공한 것은 아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의 인도량은 11만5500대로 44.3% 감소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이는 현지 맞춤형 신형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의도적으로 물량을 조정한 결과로 분석된다.
오히려 전체 판매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8.2%에서 10.9%로 증가해 전동화 속도는 더 빨라졌다. 부진했던 중국과 달리 미국 시장에서는 7만2000대를 판매하며 45.7% 성장, 북미 시장에서도 전동화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CEO는 “도전적인 시장 환경에서도 모든 브랜드와 구동 방식을 포괄하는 제품 경쟁력이 우리 성공의 기반이 되었다”고 밝혔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