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전기차 3천만 원대 시대 개막, 국산차 위기감 고조
작년 판매량 2위 오른 테슬라, 올해는 가격으로 1위 넘본다
테슬라 모델3 / 사진=Mobility Ground
국내 전기차 시장에 ‘가격 전쟁’의 막이 올랐다. 선두 주자는 테슬라였다. 주력 모델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추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에 맞서 현대자동차와 기아도 즉각 대응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단순한 경쟁을 넘어 시장 점유율을 건 총력전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이제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계산기를 두드려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테슬라가 던진 3천만 원대 승부수
모델Y / 사진=Mobility Ground
테슬라의 공세는 거셌다. 이달 모델3 스탠다드 후륜구동(RWD) 가격을 4199만 원으로 책정했다. 여기에 국고 보조금 168만 원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더하면 실제 구매가는 3900만 원대까지 떨어진다.
가격 경쟁력을 위해 일부 사양은 조정했다. 중국산 모델을 기반으로 통풍 시트, 2열 열선 시트 등을 제외해 원가를 낮췄다. 이러한 가격 전략은 고성능 모델에서도 이어져, 지난달 모델3 퍼포먼스 모델 가격을 940만 원 인하한 5999만 원에 내놓았다.
가격 인하와 금융 혜택, 현대기아의 맞불 전략
현대차그룹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대응했다. 기아는 직접적인 가격 인하로 맞섰다. 22일 출시한 EV5 스탠다드 모델의 실구매가를 약 3400만 원으로 맞췄고, 기존 EV5 롱레인지와 EV6 가격도 각각 280만 원, 300만 원씩 내렸다.
반면 현대차는 금융 혜택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현대 EV 부담 다운 프로모션’을 통해 할부 금리를 기존 5.4%에서 2.8%로 2.6%포인트 낮췄다. 아이오닉5, 아이오닉6, 코나 일렉트릭 모델이 대상이다.
초기 비용보다 월 납입금 부담을 줄이는 전략이다. 실제로 아이오닉5 스탠다드 모델은 각종 혜택과 보조금을 모두 적용하면 월 31만 원 수준으로 36개월간 이용이 가능하다.
이미 뒤집힌 순위, 가격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이번 가격 경쟁의 배경에는 심상치 않은 시장 판도 변화가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테슬라는 5만9893대를 팔아 현대차(5만5461대)를 제치고 국내 전기차 판매 2위에 올랐다.
1위 기아(6만609대)와의 격차는 단 716대에 불과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전기차 시장의 핵심 경쟁력이 ‘상품성’에서 ‘가격’으로 완전히 이동했다고 분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중국 브랜드와 현대·기아를 동시에 견제하는 전략”이라며 “전기차 수요는 가격 경쟁력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BYD가 2000만 원대 소형 전기차 ‘돌핀’ 출시까지 예고하면서 시장 경쟁은 한층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