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상했던 꽃할배였는데… 91세 국민배우, 갑작스런 비보에 터져나온 ‘오열’

‘꽃보다 할배’ 신구 “더 계셔야 할 분” 애통…나영석 PD도 황망함 감추지 못해
정보석 “내 인생의 참 스승”, 박정자 “온몸 불사른 분”…끊이지 않는 추모 물결

원로 배우 이순재(91)가 25일 세상을 떠나자 연예계가 깊은 슬픔에 빠졌다. 특히 오랜 시간 연기 동료이자 예능 프로그램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신구(89)는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신구는 이날 언론을 통해 “아쉽고 안타깝다. 슬프기도 하다”며 고인을 향한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1962년 데뷔한 신구는 이순재와 함께 한국 연극계와 방송계를 이끌어온 대표적인 원로 배우로, 수많은 작품에서 연기 인생을 함께했다.

꽃할배 동료 신구의 애통함

두 사람은 2014년 연극 ‘황금연못’, 2017년 ‘앙리 할아버지와 나’ 등에서 함께 무대에 오르며 노년의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신구는 고인에 대해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 연극을 자주 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다”며 “그렇게 연극을 쉬지 않고 했다는 것이 귀감이 되는 분”이라고 회상했다.





특히 tvN 예능 ‘꽃보다 할배’ 시리즈를 통해 이순재와 함께 여행을 떠났던 기억을 떠올렸다. 신구는 “여행도 같이했었는데, 참 자상했던 모습으로 기억한다”며 “연예계에 아주 필요한 분이고, 더 계셔야 할 분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꽃보다 할배’를 연출한 나영석 PD 역시 황망한 마음을 전했다. 나 PD는 “최근 1년 동안 선생님 몸이 안 좋으셔서 뵙지를 못했는데 갑작스레 소식이 들려 당황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생님이 생전 가장 많이 들려주신 이야기가 ‘끝까지 무대 위에 있고 싶다’는 말씀이었다. 성실하게 일하는 것의 가치를 알려주시고 후배들에게 많은 귀감이 된 분으로 기억한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연기의 시작이자 역사…끝없는 추모 행렬

이순재의 별세 소식에 연극계와 연예계 후배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2023년 연극 ‘장수상회’에서 호흡을 맞춘 원로 배우 박정자는 “연기에 관해서는 망설임이 없는 분이셨다”며 “어떤 역이든, 어떤 상황이든 당신이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온몸과 온 마음으로 불사르신 분”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사위 역할로 출연했던 배우 정보석은 “선생님, 그동안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연기도, 삶도, 배우로서 자세도 많이 배우고 느꼈습니다”라며 “제 인생의 참 스승이신 선생님. 선생님의 한 걸음 한 걸음은 방송 연기의 시작이자 역사였다”고 애통함을 표했다.

고인이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교수로 재임하던 시절 제자였던 배우 유연석도 SNS를 통해 “좋은 연기 보여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제 인생에 즐거운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편히 쉬세요”라며 스승을 추모했다.



이 외에도 배우 주호성, 배정남 등 수많은 동료와 후배들이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한국 연예계의 큰 별이 진 것에 대한 슬픔을 나누고 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후배들에게는 길을 열어주고, 대중에게는 웃음과 감동을 준 진정한 국민 배우였다”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