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방영 당시 최저 시청률 0.1% 기록하며 철저히 외면
‘딥페이크 복수’ 파격 소재, OTT 이용자들 취향 제대로 저격했다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단죄’ 예고편 캡처
TV 방송 당시 0%대 시청률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던 드라마 한 편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그야말로 ‘초대박’을 터뜨리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단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4일 넷플릭스 공식 순위 집계 사이트 ‘넷플릭스 TOP 10’에 따르면 ‘단죄’는 지난달 31일 공개된 지 단 이틀 만에 ‘대한민국 오늘의 TOP 10 시리즈’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공개 직후부터 무서운 속도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더니,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지상파와 케이블의 대작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시청률 0.1%의 굴욕, 아무도 몰랐던 드라마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단죄’ 포스터
이러한 ‘단죄’의 흥행은 TV 방영 당시의 초라한 성적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더욱 주목받는다. 이 작품은 드라맥스를 통해 TV에 방영될 당시, 최저 시청률 0.1%(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라는 뼈아픈 기록을 남겼다. 방영 내내 최고 시청률이 0.4%에 그치며 사실상 대중에게 철저히 외면받았던 셈이다. 방송계에서는 ‘망한 드라마’라는 평가까지 나왔을 정도였다.
하지만 넷플릭스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만나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TV 앞에서는 외면받았던 드라마가 수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OTT에서는 반드시 봐야 할 ‘필수 콘텐츠’로 재탄생한 것이다.
성공 비결은 파격적인 소재와 완성도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단죄’ 예고편 캡처
‘단죄’의 역주행 비결로는 단연 ‘딥페이크 복수’라는 파격적인 소재가 꼽힌다. 드라마는 인공지능(AI)과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해 타인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한 가해자들에게, 피해자들이 똑같은 기술로 되갚아주는 처절한 복수극을 그린다. 다소 자극적이고 무거운 주제 탓에 폭넓은 시청층을 공략해야 하는 TV에서는 매력이 반감됐지만, 장르물에 익숙하고 새로운 자극을 원하는 OTT 이용자들의 취향은 제대로 저격했다는 분석이다.
거액의 출연료를 받는 톱스타 대신 신선한 얼굴의 신인 배우들을 대거 기용해 제작비를 아끼고, 그 비용을 대본과 연출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한 ‘저비용 고효율’ 전략 또한 주효했다. 방송 초기에는 일부 연기력에 대한 지적이 있었으나, 회를 거듭할수록 배우들의 열연과 몰입도 높은 전개가 시너지를 내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TV 시청률은 더 이상 성공의 척도가 아니다
최근 방송가에서는 ‘단죄’처럼 TV 시청률과 OTT 화제성이 비례하지 않는 사례가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tvN ‘선재 업고 튀어’는 3~5%대 시청률에 머물렀지만, 티빙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기록하고 전 세계 133개국에서 라쿠텐 비키 1위에 오르는 등 신드롬을 일으켰다.
배우 송강, 김유정 주연의 SBS ‘마이 데몬’ 역시 국내 시청률은 3%대에 그쳤지만, 넷플릭스 글로벌 TV쇼 비영어권 부문 2위에 오르며 해외에서 더 큰 인기를 끌었다. ‘단죄’의 이례적인 흥행은 이제 TV 시청률만으로 작품의 성패를 가늠하던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분명한 신호탄이 되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