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이 식탁마저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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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그 사람 앞에서 가슴이 뛰고 숨이 가빠질 때, 당신은 단순히 설렌 것만이 아닙니다. 실제로 누군가에게 끌리기 시작하면 우리의 뇌와 몸은 깊은 변화의 흐름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 변화 중 하나, 바로 ‘식욕의 변화’입니다.
왜 그럴까요? 왜 푸짐한 한끼 식사가 앞에 있는데 한 입도 땡기지 않는 걸까요? 이 기사는 사랑과 식욕 사이에 숨겨진 생리학적 고리를 파헤칩니다.
뇌에서 벌어지는 일: 도파민·시상하부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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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연구에서 ‘매우 사랑에 빠진’ 참가자들을 뇌 스캐너로 분석한 결과, 도파민 생성이 식욕 조절 영역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배고픔과 목마름이 생존에 필수라면, 사랑은 DNA를 내일로 보내기 위한 메커니즘”이라는 연구자의 해석도 있습니다.
결국 ‘사랑’이라는 감정이 식욕 조절 신경회로와 교차하면서, 기존 식욕의 리듬이 흔들릴 수 있는 것입니다.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 식욕을 억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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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통해 “러브시크(Lovesick)”라는 표현처럼 위가 거북해지고 식욕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코르티솔이 혈관을 수축시키고 위장으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면, 음식을 먹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영국의 한 보고서에서도 “사랑에 빠지면 식욕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증언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식욕 감소는 단순한 긴장이나 멍함이 아니라,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이자 변화의 일부입니다.
우선순위의 변화: ‘그 사람’이 식탁보다 앞선다
누군가에게 강하게 끌릴 때 우리의 사고와 행동은 자연스럽게 그 사람에게 집중됩니다. 이에 따라 식사 시간, 식욕, 마음의 여유가 뒷전으로 밀릴 수 있습니다.“말도 안 되게 하루에 밥을 거르기도 했다”는 인터뷰에서처럼, 식사보다 대화나 만남, 메시지 확인이 우선순위가 되는 순간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즉, 식욕 변화는 먹는 문제 그 자체만이 아니라, 내 안의 ‘관심’과 ‘우선순위’의 재편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 변화, 안심해도 될까?
일시적인 식욕 저하는 대부분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1주 이상 식욕 저하가 지속되거나 체중이 급격히 줄었을 때
- 극심한 피로, 집중 저하 등 일상 기능이 떨어졌을 때
- 사랑·끌림 이전과 비교해 식사량이나 패턴 변화가 큰 경우
이럴 경우엔 단순한 ‘사랑 효과’가 아니라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어요. 특히 식욕 변화와 함께 수면장애, 소화불량, 우울감 등이 나타난다면 전문가 상담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음의 변화는 몸으로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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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식탁에서 잠시 멈춰보세요. “지금 나는 정말 먹고 싶은가, 아니면 내 마음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이 질문 하나가 당신의 몸과 마음이 나란히 가는 길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