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진다’는 전국 기도명당들
강원도 양양의 바닷가 암자부터 경주 신라 고찰까지, 오랜 설화와 입소문을 탄 사찰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맘때면 간절함은 극에 달한다. 수험생 본인은 물론, 자녀의 합격을 기원하는 학부모들의 마음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다.이런 간절함이 모이는 곳이 있다. 과학이나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오랜 설화와 입소문을 타고 ‘소원을 잘 들어준다’고 알려진 전국의 사찰들이다. 단순한 종교 시설을 넘어, 수많은 이들의 염원이 겹겹이 쌓인 ‘기도 명당’으로 통하는 곳들이다.
수능 대박은 물론 자식운, 재물운까지 각양각색의 소원을 비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전국의 소문난 사찰 4곳을 소개한다.
“한 가지 소원은 꼭”… 수험생 부모들의 성지, 팔공산 갓바위
팔공산 갓바위(경북 경산시 팔공산 관봉) / 한국관광공사
수능 기도처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팔공산 갓바위’다. 정식 명칭은 ‘경산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으로, 해발 850m 관봉 정상에 자리한다. 머리에 갓 모양의 평평한 돌을 이고 있어 ‘갓바위 부처님’이라 불린다.
이곳이 전국구 명성을 얻은 이유는 단 하나, ‘한 사람의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강력한 설화 때문이다. 특히 학업 성취와 시험 합격에 영험하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매년 수능철이면 전국에서 몰려든 학부모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정상까지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지만, 그 과정마저 기도의 일부로 여겨진다. 참고로 경산시 와촌면에서 오르는 길이 대구 동구에서 오르는 길보다 비교적 경사가 완만하다고 알려졌다. 아이와 동반한다면 체력을 고려해 코스를 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바다에 나타난 황어 떼… 자식운 부르는 양양 휴휴암
휴휴암 (강원 양양군) / 한국관광공사
이곳이 소원 성취 명당으로 떠오른 데는 독특한 설화가 한몫한다. 휴휴암 앞바다의 넓은 바위인 ‘연화대’ 주변으로 수만 마리의 황어 떼가 몰려드는 현상이 관찰되는데, 불자들은 이를 부처의 감응으로 여긴다. 특히 이곳 바위에서 물고기 떼를 목격하면 ‘자식운’이 트인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실제로 관세음보살이 누워있는 듯한 모양의 바위, 거북이 형상의 바위 등 신비한 형태의 기암들이 존재감을 더한다. 자녀 계획이 있거나 자식의 앞날을 축복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이유다.
탑을 돌면 소원이… 신라 천년 고찰, 경주 분황사
분황사 (경북 경주시) / 한국관광공사
벽돌처럼 돌을 깎아 쌓아 올린 독특한 형태의 이 석탑은 그 자체로 신비감을 준다. 이곳에는 ‘삼룡변어정’이라는 우물 전설도 내려온다. 입소문에 따르면, 이 모전석탑 주위를 정성껏 돌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탑 돌기’ 관습이 전해진다.
경주 시내권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고, 아이들과 함께 역사 교육 겸 방문하기에도 부담 없다. 천년 고도의 정기 속에서 차분하게 소원을 빌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하다.
세 번 빌면 이루어질까… 강화도 절벽의 보문사
보문사 (인천 강화군) / 한국관광공사
보문사의 핵심은 절벽에 새겨진 거대한 ‘마애관세음보살좌상’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서해의 낙조 또한 장관으로 꼽힌다. 이 마애관세음보살 앞에서 세 번 간절히 기도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방문객들 사이에서 전해진다.
물론 이는 입증된 사실이라기보다 입소문 수준의 이야기다. 한 문화관광 전문가는 “특정 장소에 얽힌 설화나 입소문은 현대인의 불안감과 희망이 투영된 문화 현상”이라며 “종교적 의미를 떠나, 간절한 마음을 다잡고 위안을 얻는 공간으로서의 가치가 크다”고 분석했다.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