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 명 넘는 대상 분석에서 드러난 음주·당 음료와 탈모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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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이 부쩍 빠진다면, ‘술자리’도 점검해야

머리를 감거나 빗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이 눈에 띄게 늘어나면, 누구나 원인을 찾고 싶어집니다. 유전이나 호르몬, 스트레스만 의심하기 쉽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무엇을, 얼마나 마시는지”도 탈모와 연관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잦은 음주와 설탕이 많은 음료를 습관적으로 마시는 경우라면 한 번쯤 점검이 필요합니다.

새 연구가 밝힌 ‘알코올과 탈모’의 연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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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과 탈모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이번 연구는 6만 1천 명 이상, 그중 다수가 여성인 데이터를 모아 살펴본 대규모 분석입니다. 여기서 비타민 D와 철분 수치가 높을수록 탈모 위험이 낮고, 당류가 많은 음료와 알코올 섭취량이 많을수록 머리카락이 더 잘 빠지는 경향이 확인됐습니다.

연구진은 “알코올과 탈모 사이에 상관관계가 관찰되며, 과도한 음주는 모발 성장에 억제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술과 탄산·에너지음료 등 설탕이 많은 음료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결론을 냈습니다.

왜 술이 모발과 두피에 나쁜 영향을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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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아직 ‘직접적인 인과 관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몇 가지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영양 흡수 방해: 잦은 음주는 장과 간에 부담을 주어 철분·아연·비타민 D 등 모발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의 흡수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염증·수면 장애: 술은 체내 염증 반응을 높이고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결과적으로 두피 혈류와 모낭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전신 건강 악화의 ‘연쇄 효과’: 간 기능 저하, 만성 피로, 식사 불균형 등 음주가 가져오는 전반적인 건강 문제들이 머리카락에도 간접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가끔 즐기는 한두 잔의 사회적 음주만으로 탈모가 바로 생기지는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문제는 과도하고 반복적인 음주로 인해 건강한 식사와 생활습관이 무너지는 경우입니다.

탈모의 원인은 ‘술’ 하나로 설명할 수 없다

탈모는 원인이 매우 다양합니다.

여성에게 흔한 철분·비타민 D 부족, 갑상선·호르몬 이상, 가족력에 따른 유전성 탈모, 영양 불균형, 급격한 다이어트, 강하게 묶는 헤어스타일로 인한 견인성 탈모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전문의들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도 탈모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음주만을 ‘주범’으로 지목하고 스스로 진단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합니다.

머리카락이 눈에 띄게 빠진다면 이렇게 대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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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문의 진료로 원인부터 확인

머리카락이 계속 가늘어지고 빠지는 양이 늘어난다면,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혈액검사(철분·비타민 D·갑상선 등)와 두피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원인을 알수록 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이 구체적으로 이뤄집니다.

2) 음주와 당 음료, ‘일단 절반부터’ 줄이기

연구에서 명확한 메시지는 하나입니다. 술과 설탕이 많은 음료를 줄이는 것이 탈모 예방·진행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당 음주일수를 줄이고, 과음(폭음) 대신 한두 잔에서 멈추는 연습, 탄산·에너지음료 대신 물·탄산수·무가당 티로 대체와 같은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3) 모발에 도움 되는 영양과 생활습관

단백질·철분·아연·비타민 D를 충분히 섭취하고, 과도한 다이어트와 간헐적 폭식을 피하며, 두피를 과하게 당기는 스타일(꽉 묶는 포니테일, 땋기 등)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모발 보호에 도움이 됩니다.

필요 시 미녹시딜, 저출력 레이저 기기, 전용 보충제 등을 사용할 수 있으나, 부작용 가능성이 있는 만큼 반드시 의사와 상의 후 시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술을 끊기보다, ‘머리카락을 기준으로 음주를 조절’

이번 연구가 말해주는 핵심은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말라”가 아닙니다. 이미 탈모가 진행 중이거나, 가족력이 있고,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이라면 특히 음주와 당 음료에 더 신중해져야 한다는 메시지에 가깝습니다.

전문의들은 “탈모는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초기에 원인을 찾아 생활습관과 치료를 함께 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머리카락이 걱정된다면, 다음 술자리에서 ‘이 한 잔이 내 모근에 어떤 영향을 줄까’ 한 번 떠올려 보는 것, 그 작은 질문이 모발 건강을 지키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