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약도 판다?” 약국 벽 깼다
다이소, 성비 건강식품 돌풍
외국인 쇼핑 성지 등극
‘가정의 달’ 소비까지 장악

사진=생성형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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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가 또 한 번 유통 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다. 단순한 ‘천원샵’을 넘어 제약, 식품, 뷰티, 기획전까지 확장된 전략이 소비 트렌드 변화와 맞물리며 새로운 소비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 약국 벽 넘은 ‘다이소 건강식품’ 열풍

최근 다이소의 가장 큰 변화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본격적인 입점이다. 과거에는 약국 중심으로 유지되던 건강기능식품과 일부 의약외품 유통 구조가 점차 흔들리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동화약품의 ‘편안 활’이다. 기존 활명수를 기반으로 한 이 제품은 다이소 전용으로 출시되자마자 초도 물량이 완판되며 식품 부문 판매 1위에 올랐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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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히트상품을 넘어 구조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다이소에서 판매되는 건강식품은 100여 종에 달하며, 이는 불과 1년 전 대비 급증한 수치다. 유한양행 등 기존에 유통망 확대에 소극적이던 기업들도 속속 참여하면서 ‘다이소 입점’이 하나의 전략 옵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배경에는 명확한 소비 트렌드가 있다.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는 선택이 아닌 필수 기준이 됐다. 소비자들은 동일한 효능이라면 더 저렴하고 접근성이 높은 제품을 선택한다. 다이소는 이 지점을 정확히 공략했다. 약국이라는 제한된 공간이 아닌, 일상 쇼핑 동선 안에서 건강식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강력한 경쟁력이 됐다.
사진=생성형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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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까지 사로잡은 ‘K가성비 쇼핑 성지’

다이소의 변화는 국내 소비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서울 명동 매장은 이미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쇼핑 코스로 자리 잡았다. 실제 외국인 결제액은 최근 몇 년간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식품과 뷰티 카테고리가 강세다. 삼립 미니 꿀약과, 허니버터 아몬드, 모찌쿠키 등 간편하고 달콤한 K간식이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으며, 마스크팩 역시 ‘기념품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1000원에서 3000원대 가격은 구매 장벽을 낮추고, 대량 구매를 유도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소비 패턴은 ‘체험형 소비’로 해석된다. 고가 브랜드 대신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제품을 경험하고, 실패 부담 없이 여러 개를 구매하는 방식이다. 다이소는 이 흐름을 가장 효과적으로 흡수한 채널로 평가된다.
사진=아성다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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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장 키우고 매출 키웠다…대형화 전략 적중

다이소의 성장 배경에는 명확한 전략이 있다. 바로 ‘대형화’다. 매장 수를 무작정 늘리는 대신, 하나의 매장을 크게 만들어 집객력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실제 성과는 수치로 확인된다. 아성다이소는 최근 매출 4조원을 돌파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장 수 증가율은 제한적이었지만, 매장당 매출은 크게 증가했다. 이는 더 넓은 공간에서 다양한 상품을 진열하고, 체류 시간을 늘려 구매를 유도한 결과다.

대형 매장은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쇼핑 경험 공간’으로 기능한다. 다양한 카테고리를 한 번에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는 구조는 온라인 쇼핑과 차별화되는 강점이다. 여기에 유동인구가 많은 핵심 상권 입점까지 더해지며 집객 효과는 더욱 강화됐다.

사진=아성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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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의 달까지 노린 ‘생활 밀착형 전략’

다이소는 시즌 수요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진행되는 기획전은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이다. 카네이션, 용돈박스, 감사 카드 등 선물용 상품부터 어린이날 완구, 나들이용 아이템까지 130여 종이 구성됐다.

특히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경험 요소’를 강화한 점이 눈에 띈다. 용돈이 영수증처럼 출력되는 카드리더기 박스나 홍삼 패키지를 활용한 용돈박스 등은 재미와 실용성을 동시에 잡았다. 이는 단순 소비를 넘어 ‘이벤트형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결국 다이소의 경쟁력은 명확하다. 가격은 낮추고, 경험은 확장하는 구조다. 제약사 입점으로 유통 경계를 허물고, 외국인 소비까지 끌어들이며, 대형 매장으로 체류 시간을 늘린다. 여기에 시즌 기획으로 소비 타이밍까지 장악한다.

한때 ‘천원짜리 매장’으로 불리던 다이소는 이제 유통 혁신의 중심에 서 있다. 소비 방식이 바뀌는 시대, 가장 빠르게 변화를 읽은 기업이 어떤 결과를 만드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