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몰린 짝퉁시장 정체
“100만원을 10만원에 샀다” 위조품 쇼핑
사진=생성형 이미지
그런데 이런 ‘짝퉁 시장’이 한국에도 존재했다. 그것도 외국인들이 일부러 찾아올 정도로 유명한 형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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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 일대에 형성된 ‘노란 천막’ 시장은 오랫동안 해외 관광객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공간이었다. 밤 9시가 되면 도로 위에 천막이 펼쳐지고, 수백 개의 노점이 늘어서며 하나의 거대한 야시장처럼 변한다.
이곳에서 판매되던 물건은 대부분 명품 브랜드를 모방한 제품들이었다. 가방, 신발, 의류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격 메리트에 끌려 구매하는 모습이 흔했다. 정품가 100만원이 넘는 아웃도어 바람막이를 10만원 수준에 구입했다는 사례처럼, ‘겉보기엔 동일하지만 가격은 10분의 1’이라는 구조가 강한 유인으로 작용했다.
이 시장은 단순 노점이 아니라 하나의 ‘관광 코스’처럼 기능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어차피 여행 기념품인데, 굳이 비싸게 살 필요 있나”라는 인식이다. 쇼핑과 흥정, 밤거리 경험까지 묶인 일종의 체험형 소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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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천막 시장이 공개된 형태였다면, 동대문 쇼핑몰 내부에는 더 은밀한 시장도 존재했다. 겉으로는 일반 매장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비밀 매장’이었다.
이곳에서는 이른바 ‘미러급’으로 불리는 고급 위조 상품이 거래됐다. 외형과 품질이 정품과 거의 유사해 일반 소비자는 구별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매장에는 명품 잡지가 비치돼 있었고, 이를 통해 구매 의사를 확인하는 방식이 사용됐다.
특히 특징적인 점은 ‘내국인 차단’이다. 일반 한국 소비자에게는 판매하지 않고, 관광 가이드와 연계된 외국인 단체 고객만을 대상으로 영업이 이뤄졌다. 이는 단속 회피와 동시에 ‘외국인 전용 쇼핑 경험’을 만드는 전략이었다.
이러한 방식은 해외 짝퉁 시장과 유사하다. 중국 실크마켓에서도 겉 매장과 별도의 숨겨진 공간이 존재하고, 태국 일부 시장에서도 특정 고객에게만 고급 짝퉁을 보여주는 방식이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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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시장이 오랜 기간 유지된 이유는 단순하다. 찾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십억 원 규모의 위조 상품이 한 번에 적발될 정도로 유통 규모는 상당했다.
최근에는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이 새빛시장에서 가짜 명품을 대량 유통한 상인을 입건하고, 8000여 점의 위조품을 압수하는 등 단속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창고에서는 정품 기준 100억원대 규모의 물량이 보관돼 있던 사실도 확인됐다.
하지만 처벌 수위는 여전히 낮은 편이다. 상표법 위반 시 최대 징역형이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벌금형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고, 그 금액도 100만~500만원 수준에 그친다. 현장 상인들의 인식도 이를 반영한다. 한 상인은 “운 나쁘게 걸리더라도 하루 이틀 치 매출이면 벌금을 메울 수 있다”고 말했고, 또 다른 상인은 “단속을 감수하고 장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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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명 짝퉁 시장처럼, 한국에서도 한때 외국인들이 즐겨 찾던 공간이 존재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여행의 방식이 바뀌고 소비 기준이 달라지면서, 이제는 이런 시장도 점점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하지만 ‘싸게, 재미있게, 특별하게 소비하고 싶다’는 욕망이 사라지지 않는 한, 형태만 바뀔 뿐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