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적용 시 2천만 원대, 파노라마 선루프 기본 탑재…‘가성비’로 무장한 BYD 아토3가 쏘아 올린 신호탄

“국산 소형 전기차보다 1,000만 원 저렴한데, 옵션은 더 좋다면?”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 아토3가 한국 시장에 던진 도발적인 질문이다. 올해 1월 출시 이후 9월까지 누적 판매량 1,764대를 넘어서며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보조금을 적용하면 2천만 원대 후반까지 넘볼 수 있는 파격적인 가격. 실제 오너들이 매긴 평점은 무려 9.6점이다. 과연 아토3는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넘어설 수 있을까? 실제 오너들의 목소리를 통해 그 매력과 한계를 속속들이 들여다봤다.
BYD 아토3 (출처=BYD)
BYD 아토3 (출처=BYD)


▶ 가격표를 의심하게 만드는 ‘옵션의 향연’



아토3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단연 ‘가성비’다. 시작 가격 3,150만 원, 보조금을 최대로 받으면 실구매가는 2천만 원대 후반까지 내려간다. 놀라운 것은 이 가격에 포함된 기본 옵션이다. 국산 경쟁 모델이라면 수백만 원을 추가해야 하는 파노라마 선루프, 12.8인치 회전형 디스플레이, 3D 서라운드 뷰 모니터, 차선 유지 보조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같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대부분이 기본 사양이다. “이 가격에 이 옵션은 반칙”이라는 오너들의 행복한 불평이 쏟아지는 이유다. 전기차 입문을 망설이던 소비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조건이다.

BYD 아토3 측면 (출처=BYD)
BYD 아토3 측면 (출처=BYD)

▶ 달려보니 알겠다, ‘기본기’는 진짜



저렴한 가격이 전부가 아니다. 오너들은 주행 성능에도 9.9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줬다. 201마력을 내는 전기 모터는 준중형급 차체를 스트레스 없이 이끌며 도심과 고속도로 모두에서 안정적인 주행감을 선보인다. BYD의 자랑인 ‘블레이드 배터리’ 기술 덕분에 공식 주행거리(321km) 이상의 실주행 능력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많다. “여름엔 400km, 겨울에도 300km는 넉넉하다”는 후기가 이를 뒷받침한다. 전장 4,455mm, 휠베이스 2,720mm로 경쟁 모델 대비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해 패밀리카로도 부족함이 없다.
BYD 아토3 측정면2 (출처=BYD)
BYD 아토3 측정면2 (출처=BYD)


▶ 그래도 ‘메이드 인 차이나’, 넘어야 할 산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너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아쉬움은 역시 ‘품질’이다. “자세히 보면 단차가 보이고, 내장재 마감이 거칠다”는 의견처럼 세심한 부분에서는 아직 국산차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이 많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간헐적인 오류도 단점으로 꼽힌다.
BYD 아토3 실내 (출처=BYD)
BYD 아토3 실내 (출처=BYD)
가장 큰 허들은 단연 부족한 서비스망이다. BYD는 연말까지 전국에 25개 이상의 서비스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은 소비자들이 불안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중국차라는 심리적 장벽과 함께, 1,000만 원의 가격 차이를 상쇄할 만큼의 신뢰를 쌓는 것이 BYD의 가장 큰 숙제다.
BYD 아토3 측후면 (출처=BYD)
BYD 아토3 측후면 (출처=BYD)
아토3는 완벽한 차는 아니다. 하지만 흠잡을 데 없는 품질과 편리한 사후 관리 대신,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선택하려는 실용적인 소비자에게 이보다 더 솔깃한 제안은 없어 보인다. 아토3의 등장은 국내 전기차 시장에 가격 경쟁을 촉발하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서비스 인프라 확충이라는 과제만 해결된다면, 아토3의 조용한 반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동치승 기자 don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