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월 무사고 운행 끝에 유료화 전환, 고정 요금제로 일반 택시와 경쟁
카카오모빌리티까지 참전하며 판 커진 로보택시 시장, 심야 이동 편의성 대폭 개선될까
심야자율주행택시 / 사진=내손안에서울
금요일 밤, 서울 강남 일대에서 택시를 잡기란 하늘의 별 따기와 같다. 하지만 이달부터 강남의 심야 교통 풍경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1년 넘게 무료로 시범 운행하던 자율주행 택시가 본격적인 유료 서비스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고정 요금제 도입, 운행 대수 확대, 그리고 17개월간 쌓아온 무사고 기록은 이 새로운 도전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과연 로보택시는 강남의 심야 이동을 책임질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거리 상관없이 단일 요금, 일반 택시보다 저렴할까
심야자율주행택시 / 사진=내손안에서울
지난 4월 6일부터 유료로 전환된 심야 자율주행 택시는 독특한 요금 체계를 선보인다. 일반 택시처럼 거리나 시간에 따라 요금이 변동하는 대신, 정해진 시간대에 고정된 요금을 내는 방식이다.
심야 할증이 최고조에 달하는 밤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6,700원, 그 외 시간대는 4,800원에서 5,800원의 요금이 책정됐다. 강남 지역 내에서라면 목적지가 어디든 동일한 요금이 적용된다. 단거리 이동 시에는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 있지만, 교통 체증이 심하거나 이동 거리가 길어질 경우 일반 택시보다 훨씬 경제적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차량 2배 늘고 카카오 참전, 본격 경쟁 시작
서비스의 양적 성장도 눈에 띈다. 운행 차량은 기존 3대에서 7대로 두 배 이상 늘어났고, 운행 시작 시간도 밤 11시에서 10시로 한 시간 앞당겨졌다. 이용객 입장에서는 배차 대기 시간이 줄고 더 이른 시간부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특히 국내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인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존 운영사 SWM에 이어 신규 사업자로 참여한 점은 시장의 판도를 바꿀 변수다.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서 서비스 고도화와 기술 발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호출은 기존과 동일하게 카카오T 앱에서 가능하다.
심야자율주행택시 / 사진=내손안에서울
17개월 무사고의 비밀, E2E 인공지능 기술
이번 유료화의 가장 든든한 배경은 바로 ‘안전성’이다. 지난 17개월간 총 7,754건의 운행을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완수했다. 국내에서 가장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도로 환경으로 꼽히는 강남 도심을 완벽하게 주행했다는 의미다.
이러한 성과는 운영사 SWM이 자체 개발한 ‘E2E(End-to-End)’ 인공지능 자율주행 시스템 덕분이다. 실제 도로 데이터와 가상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결합해 AI의 판단 능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기술이다. SWM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을 탑재한 로보택시를 곧 선보이며 기술 초격차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택시 업계와 상생, 남은 과제는
남은 과제는 기존 택시 업계와의 공존이다. 서울시와 운영사들은 택시조합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시장 충돌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심야 시간대 운행을 먼저 시작한 것도 택시 공급이 부족한 시간대를 공략해 마찰을 줄이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운전자가 전혀 개입하지 않는 ‘레벨 4’ 수준의 완전 무인 로보택시 상용화다. 이를 위해 향후 운행 차량을 10대 이상으로 늘리고, 주간 운행과 함께 서비스 지역도 점차 넓혀나갈 예정이다. 강남에서 시작된 작은 날갯짓이 국내 자율주행 산업 전체를 이끌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