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약물운전 처벌이 음주운전 수준으로 강화됐다. 무심코 먹은 감기약 때문에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소문, 어디까지 사실일까?

경찰의 측정 요구를 거부하면 어떻게 되는지, 단속 대상 약물은 무엇인지 핵심만 짚어본다.

약 / 사진=픽사베이
약 / 사진=픽사베이


따스한 4월, 무심코 먹은 감기약 하나가 당신을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이는 단순한 과장이 아니다. 이달부터 약물 복용 후 운전대를 잡는 행위에 대한 처벌이 대폭 강화되면서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경찰은 5월 말까지를 특별단속 기간으로 정하고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이번 조치는 단순히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을 넘어, 단속 기준과 측정 거부에 대한 새로운 규정까지 포함하고 있어 그 파장이 상당하다. 특히 평소 복용하던 약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많은 운전자가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이다.

음주운전만큼 무서워진 처벌 수위



음주측정 / 사진=JCA 오토노머스
음주측정 / 사진=JCA 오토노머스


가장 큰 변화는 처벌 수위다. 기존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이었던 약물운전 처벌 기준이 4월 2일부터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두 배 가까이 상향 조정됐다. 이는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의 만취 운전자와 동일한 수준의 처벌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측정 불응죄’의 신설이다. 이전까지는 약물 검사를 거부해도 처벌할 마땅한 규정이 없었지만, 이제 경찰의 정당한 약물 측정 요구를 거부하는 것만으로도 약물운전을 한 것과 똑같은 처벌을 받게 된다. 사실상 처벌을 피할 구멍이 사라진 셈이다.

감기약 먹고 운전하면 무조건 걸리나



운전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은 일상적으로 복용하는 감기약이나 처방약도 단속 대상인지 여부다. 결론부터 말하면, 모든 약이 단속 대상은 아니다. 경찰이 규정한 단속 대상 약물은 마약류관리법에 따른 마약, 대마, 향정신성의약품 등 총 490종에 한정된다.

일반적인 감기약에 포함된 항히스타민 성분은 대부분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약물 성분 자체는 단속 대상이 아니더라도, 약 복용 후 졸음, 판단력 저하 등 정상적인 운전이 어려운 상태임이 명백히 확인되면 처벌받을 수 있다. 즉, 약물의 종류가 아닌 운전자의 ‘상태’가 핵심적인 판단 기준이 된다.

3단계 단속과 반복 시 가중 처벌



약물운전 단속은 체계적인 3단계 절차로 진행된다. 경찰은 먼저 지그재그 운전 등 비정상적인 주행을 하는 차량을 정지시킨 후 운전자의 언행, 눈빛, 동공 상태 등을 살핀다. 이후 똑바로 걷기 등 보행 평가를 진행하고, 의심이 계속되면 간이 시약 검사를 실시해 최종 판단을 내린다.

만약 약물운전으로 적발된 전력이 있거나 측정 거부를 반복할 경우 처벌은 더욱 무거워진다. 최대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한순간의 안일한 판단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미 영국, 독일 등 해외에서는 수면제나 항불안제 복용 후 최대 24시간 운전을 피하도록 권고하는 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약을 복용했다면 제품 설명서의 ‘졸음 유발’ 또는 ‘운전 주의’ 문구를 반드시 확인하고,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이 느껴진다면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고 강력히 조언한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