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정비불량으로 넘기면 과태료는 기본, 사고 시 더 큰 책임까지

몇천 원 아끼려다 수십만 원 깨지는 운전자들의 흔한 실수

브레이크등이 고장난 차량
브레이크등이 고장난 차량


내 차 뒤쪽 브레이크등 하나가 고장 난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운전자가 많다. 하지만 이 작은 불빛 하나가 과태료는 물론, 예상치 못한 교통사고 과실 책임으로 돌아올 수 있다.

단순한 정비 불량을 넘어 금전적 손실로 이어지는 배경에는 명확한 법적 근거와 사고 처리 기준이 있다. 운전자들이 놓치기 쉬운 제동등 고장의 무게는 생각보다 무겁다.

과태료보다 먼저 날아오는 정비명령서



브레이크등이 들어온 차량 / 사진=보배드림
브레이크등이 들어온 차량 / 사진=보배드림


제동등 고장이 적발되면 즉시 과태료가 부과되는 경우는 드물다. 경찰 단속이나 공익신고가 접수되면, 차량 명의자에게 먼저 정비 불량 사실을 알리는 ‘사실확인요청서’가 발송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통 10일가량의 수리 기간이 주어진다.

이 기간 내에 정비를 마치고 확인을 받으면 별도 처분 없이 마무리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무시하거나 계속 방치할 경우 도로교통법에 따라 2만~3만 원 수준의 범칙금이나 과태료가 부과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안전기준 위반으로 판단되면 자동차관리법에 근거해 최대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까지도 가능하다.

후방추돌 사고, 가해자가 바뀌는 이유



제동등 고장의 진짜 문제는 사고 발생 시에 드러난다. 통상 후방 추돌 사고는 뒤따르던 차량의 안전거리 미확보를 주원인으로 봐 100% 과실을 묻는다.

그러나 앞차의 브레이크등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뒤차 입장에선 앞차가 언제 속도를 줄이는지 인지하기 어려웠다는 점이 참작된다.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통해 제동등 고장이 명확히 확인될 경우, 앞차 운전자에게도 10%에서 최대 30%까지 과실이 책정되는 사례가 있다.

몇천 원으로 막는 수십만 원의 손실



운전자는 자신의 차 뒤쪽을 직접 보기 어려워 고장 사실을 늦게 알아차리기 쉽다. 하지만 점검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주차 시 벽을 향해 차를 대고 브레이크를 밟아 불빛이 반사되는지 확인하거나, 동승자에게 잠시 부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전구 방식의 제동등은 부품 가격이 몇천 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 작은 비용을 아끼려다 수만 원의 과태료나 수십만 원 이상의 사고 처리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셈이다. ‘내 차는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더 큰 화를 부른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