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크루즈의 실패를 딛고 GM과 손잡은 현대차, 북미 시장 정조준한 정통 픽업 ‘볼더’ 공개
바디 온 프레임 구조와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으로 무장,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
볼더 /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가 북미 픽업트럭 시장에 다시 한번 출사표를 던졌다.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공개한 중형 픽업 콘셉트 ‘볼더(Boulder)’는 기존 싼타크루즈와는 궤를 달리하는 모습으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현대차는 이번 도전을 위해 정통 픽업 구조,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 그리고 GM과의 전략적 협력이라는 세 가지 핵심 카드를 꺼내 들었다. 과연 현대차는 왜 이토록 파격적인 변화를 선택해야만 했을까.
볼더의 등장은 사실상 싼타크루즈의 부진을 인정하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선언과 같다. 싼타크루즈는 SUV 싼타페를 기반으로 한 모노코크 구조 탓에 픽업트럭 시장에서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싼타크루즈의 아쉬움, 정통 픽업으로 돌아온 이유
볼더 / 사진=현대차
싼타크루즈는 견인 및 적재 능력에서 아쉬움을 남겼고, SUV 구매자에게는 실내 공간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경쟁 모델인 포드 매버릭이 저렴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세워 지난해 15만 대 이상 판매될 동안, 싼타크루즈의 판매량은 약 2만 5천 대에 그치며 20%나 감소했다.
현대차는 볼더를 통해 이러한 문제점을 정면으로 돌파하고자 한다. 북미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바디 온 프레임(프레임 위에 차체를 얹는 방식) 구조를 채택해 강성과 내구성을 확보했다. 여기에 37인치 대구경 머드 터레인 타이어, 양방향으로 열리는 테일게이트, B필러를 없앤 코치 도어 등을 적용해 실용성을 극대화했다.
물길도 두렵지 않은 본격 오프로더
볼더는 단순한 운송 수단을 넘어 본격적인 오프로더를 지향한다. 험로 주파를 위해 높은 접근각과 이탈각을 확보했으며, 물이 깊은 계곡 등을 건널 수 있도록 주요 부품에 방수 설계를 적용했다. 극한의 자연 환경에서도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또한 실시간 오프로드 가이던스 시스템을 탑재해 비숙련 운전자도 험지를 쉽게 공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내 역시 야외 활동에 최적화됐다. 접이식 트레이 테이블과 다양한 형태로 변형 가능한 구조를 적용했으며, 손이 자주 닿는 부분에는 내마모성 소재를 사용해 내구성을 높였다.
볼더 / 사진=현대차
강인함과 실용성을 담은 디자인
디자인 철학은 ‘아트 오브 스틸(Art of Steel)’이다. 이름처럼 강철이 가진 단단하고 강인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무광의 리퀴드 티타늄 색상은 미래지향적이면서도 견고한 느낌을 준다.
특히 사파리 차량에서 영감을 얻은 고정식 상부 이중창은 뛰어난 개방감과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루프랙과 루프레일 사이에는 철제 격자 구조를 더해 추가적인 적재 공간을 마련했으며, 견인 고리와 도어 손잡이 등에는 반사 소재를 사용해 야간 안전성까지 챙겼다.
GM과 함께, 2028년 양산을 향하여
볼더는 단순한 콘셉트카에 머물지 않는다. 현대차는 지난해 8월 GM과 중형·소형 픽업트럭 공동 개발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며, 볼더는 그 결과물 중 하나다. 양사는 2028년 출시를 목표로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모델을 개발 중이다.
두 회사는 공통 플랫폼을 사용하되, 각 브랜드의 정체성을 살린 고유한 디자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북미와 남미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려는 현대차의 중장기 픽업 전략이 드디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셈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