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지옥’이라 불리는 서킷, 그곳에서 현대차가 얻은 것은 단순한 우승 트로피가 아니었다.

차세대 2.5 터보 엔진의 첫 실전 무대, 혹독한 환경 속에서 드러난 잠재력



5월의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던 지난 주말, 독일에서 현대차의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서킷으로 악명 높은 뉘르부르크링에서 11년 연속 완주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최근 눈에 띄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 현대차 내구성의 비밀이 바로 이 험난한 레이스에 있었다.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는 단순한 속도 경쟁이 아니다. 극한의 환경에서 차량의 모든 것을 증명해야 하는 무대다. 과연 현대차는 이곳에서 얻은 모터스포츠 경험을 어떻게 양산차에 녹여냈을까.

왜 녹색지옥이라 불릴까... 평균 완주율 60%의 벽을 넘다



단순히 11년 연속 완주라는 기록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긴 어렵다. 뉘르부르크링 서킷은 ‘녹색 지옥(The Green Hell)’이라는 별명처럼 레이스카의 무덤으로 불린다.
총 길이 25.3km, 170여 개의 코너, 최대 300m에 달하는 고저차 등 극한의 조건이 24시간 내내 이어진다. 이 때문에 평균 완주율이 60~70%에 불과할 정도다.



이런 환경에서 현대차는 엘란트라 N TCR 1대와 엘란트라 N1 컵카 2대를 출전시켜 3대 모두 완주에 성공했다. 결과는 완벽했다.
특히 엘란트라 N TCR 모델은 TCR 클래스에서 1위를 차지하며, 2021년부터 이어진 6년 연속 클래스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모터스포츠 데이터가 양산차의 심장이 되기까지



그렇다면 현대차가 이토록 혹독한 레이스에 꾸준히 도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답은 ‘데이터’에 있다.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은 WRC(월드 랠리 챔피언십), TCR 월드투어,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 등 세계 최정상급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꾸준히 데이터를 축적해왔다.



극한의 주행 환경에서 얻은 엔진, 변속기, 서스펜션 등의 데이터는 고스란히 양산차 개발에 반영된다.
최근 소비자들이 “현대차 주행 성능과 내구성이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평가하는 배경에는 바로 이러한 보이지 않는 노력이 숨어있는 셈이다. 이번 대회에도 ‘현대 주니어 드라이버 프로그램’을 통해 육성된 국내 젊은 드라이버들이 직접 참가해 의미를 더했다.

다음 N은 2.5 터보? 새로운 엔진의 시험 무대가 되다



이번 레이스가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차세대 고성능 엔진의 실전 테스트가 함께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현재 개발 중인 2.5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한 엘란트라 N1 컵카 2대를 SP4T 클래스에 투입했다. 기존 2.0 터보 엔진보다 배기량이 커진 만큼 상위 클래스에서 경쟁하며 내구성을 검증한 것이다.



두 차량 모두 아무런 문제 없이 24시간의 레이스를 완주하며 차세대 파워트레인의 잠재력을 입증했다. 만약 당신이 다음 세대 N 모델을 구매한다면, 그 심장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레이스에서 검증을 마친 셈이다.
박준우 현대차 N매니지먼트실장은 “모터스포츠를 통해 축적한 고성능 기술력을 양산차에 적극 반영하여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차량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