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속도 45km, 공조장치도 없는 차가 유럽서 주목받는 배경.
프랑스 명품 브랜드와 손잡고 200대 한정판까지 등장했다.
그럼에도 이 차는 특별한 디자인과 희소성 높은 한정판 모델을 앞세워 유럽 시장에서 조용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성능보다 감성을, 편의성보다 개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이동 수단의 등장은 기존 자동차 시장의 문법과는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명품 브랜드와 손잡고 200대 한정판까지 내놓은 배경
이 차의 이름은 ‘작은 쥐’를 뜻하는 토폴리노다. 최근 피아트는 프랑스 유명 수영복 브랜드 빌브레퀸과 협업한 에디션을 공개하며 시선을 끌었다.시원한 투톤 외장 컬러와 거북이 문양 자수로 소장 가치를 높인 이 모델은 단 200대만 한정 생산되어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만 독점 판매된다.
이와 함께 1958년 명차 ‘누오바 스포츠 500’에서 영감을 얻은 스포츠 스페셜 에디션도 함께 선보였다. 감각적인 데칼과 블랙 포인트로 역동적인 존재감을 표현하며 젊은 세대의 취향을 공략하고 있다.
1800만원 가격표 뒤에 숨겨진 진짜 가치
토폴리노의 영국 시작 가격은 8,995파운드, 한화 약 1,800만원대다. 8마력 전기 모터와 7.4kWh 배터리를 탑재해 일반 도로에서는 스쿠터에게도 추월당할 수 있는 성능이다.실내는 플라스틱 구조물과 시트 두 개가 전부일 정도로 극도로 단순하다. 에어컨이나 히터 대신 휴대용 선풍기 거치 공간이 마련되어 있을 뿐이다.
이는 시트로엥 아미와 플랫폼을 공유하며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한 설계의 결과다. 좌우 문짝 금형을 동일하게 만들어 운전석 문은 뒤로 열리는 독특한 구조를 갖춘 점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객관적인 아쉬움은 토폴리노의 본질이 아니다. 이 차의 진짜 매력은 좁은 골목길을 여유롭게 다니거나, 원한다면 문짝을 떼어내고 해변가를 달리는 유쾌한 경험에 있다.
1936년 등장한 원조 토폴리노 역시 작은 차체로 로마의 좁은 골목을 누비는 아이콘이었다. 새 토폴리노는 이 유산을 이어받아 도심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선봉장 역할을 자처한다.
플라스틱 패널은 가벼운 긁힘에 강하고, 일반 가정용 콘센트로 4시간이면 완충된다. 자석으로 부착하는 블루투스 스피커나 빈티지 짐받이 같은 액세서리는 이동의 즐거움을 더하는 요소다.
활용 목적이 철저히 도심 단거리 이동에 맞춰진 운전자에게는, 일상에 소소한 재미를 더해줄 특별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만약 국내에 출시된다면 최소한의 편의 장비만 보강되어도 귀여운 디자인 하나만으로 상당한 인기를 끌 가능성을 보여준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