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쏘렌토·스포티지 뒤에 숨은 진짜 이유, 따로 있었다



기아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국내 판매량에서 현대차를 앞지르는 이변이 발생했다. 심지어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판매량까지 합친 현대차그룹 전체 판매량마저 넘어섰다. 이는 기아의 성공적인 SUV 라인업, 전기차 시장 선점, 그리고 현대차의 예상치 못한 공급 차질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단순한 판매량 역전을 넘어 그룹 내 무게추가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UV와 전기차가 기아의 질주를 이끌었다





기아의 성장을 이끈 것은 단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레저용차(RV) 라인업이다. 쏘렌토와 스포티지, 카니발 등 시장에서 검증된 인기 차종들이 꾸준히 판매 실적을 뒷받침했다. 덕분에 기아는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총 26만 8,868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이는 창사 이래 가장 높은 상반기 판매 기록이다.

전기차 시장에서의 약진도 눈에 띈다. EV3와 EV5 등 합리적인 가격대의 신차들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기아의 상반기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보다 151.1%나 급증했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양쪽에서 모두 성공적인 전략이 통한 셈이다.

현대차는 공급 차질과 신차 공백에 발목 잡혔다





반면 현대차는 악재가 겹쳤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21만 7,962대 판매에 그치며 전년 대비 8.0% 감소했다. 제네시스 역시 4만 7,824대로 24%나 판매가 줄어들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주요 부품 협력사의 화재로 인한 팰리세이드 생산 지연이 꼽힌다. 인기 차종의 공급이 막히면서 판매량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싼타페와 투싼, 아반떼 등 주력 모델의 노후화로 신차 효과를 누리지 못한 점도 판매 감소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기아는 현대차와 제네시스 판매량을 합친 수치(26만 5,786대)보다 3,082대 더 많이 파는 이변을 연출했다. 만약 하반기 팰리세이드 출고를 기다리던 소비자라면, 대안으로 쏘렌토나 카니발을 고려해볼 만한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완전변경 아반떼와 차세대 투싼 등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어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본다. 반면 탄탄한 라인업을 구축한 기아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