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출신 사진작가, 댄스 가수로서의 정체성 충돌

파리행 비자까지 받아뒀던 그가 팀에 남기로 결심한 결정적 계기

사진=MBC ‘소라와 진경’ 캡처
사진=MBC ‘소라와 진경’ 캡처


20년 넘게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국내 최장수 혼성그룹 코요태. 늘 유쾌해 보이는 이들에게도 해체 직전의 위기가 있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멤버 빽가가 과거 ‘아티스트병’에 걸려 팀 탈퇴를 선언했던 아찔한 일화를 직접 공개했다. 그가 파리행 비자까지 손에 쥐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 배경에는 예술가로서의 정체성 고민과 멤버들의 현실적인 ‘수익 분배’ 제안이 있었다.

지난달 31일 방영된 MBC 예능 ‘소라와 진경’에 출연한 빽가는 코요태 합류 전 이력을 먼저 소개하며 이야기의 실마리를 풀었다. 그는 “코요태를 하기 전 2년간 모델로 활동하며 패션 매거진 화보, 서울 컬렉션 런웨이에 섰다”고 밝혔다. 사진을 전공한 그는 전문 포토그래퍼로도 꾸준히 활동해왔다.

그토록 원했던 파리행, 아티스트병이 탈퇴 선언으로 이어지다



사진=MBC ‘소라와 진경’ 캡처
사진=MBC ‘소라와 진경’ 캡처


하지만 예술가로서의 자의식이 강해지면서 문제는 시작됐다. 빽가는 “흔히 말하는 연예인병이 아니라 아티스트병에 걸렸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사진 작업을 이어가며 ‘나는 아티스트’라는 생각에 심취했고, 대중적인 댄스 음악을 하는 코요태 활동에 점차 깊은 괴리감을 느꼈다.

특히 프랑스 파리 여행이 그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그는 “파리에 갔다가 ‘나는 여기에 살아야겠다’는 강한 기운을 받았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너무 써도 에스프레소를 하루 6~7잔씩 마시고, 집에서는 재즈와 보사노바만 듣는 등 스스로를 예술가 프레임에 가뒀다. 이런 상황에서 무대에 올라 흥겨운 댄스곡을 소화하는 현실이 견디기 힘들어졌다.

탈퇴 선언한 빽가를 붙잡은 신지의 파격적인 수익 분배 제안



사진=MBC ‘소라와 진경’ 캡처
사진=MBC ‘소라와 진경’ 캡처


깊어진 고민 끝에 그는 멤버들에게 어떤 결심을 털어놓았을까. 빽가는 “멤버들에게 ‘코요태 못하겠다’고 탈퇴를 선언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파리에서 사진가로 살기 위해 아티스트 비자까지 받아둔 상태였다. 그의 결심은 단순한 투정이 아닌,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 접어들었던 셈이다.

팀의 존속이 불투명해진 위기의 순간, 멤버들이 그를 붙잡았다. 빽가는 “그만둔다고 하니 멤버들이 돈을 더 주겠다고 하더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특히 리더 신지가 수익 분배율 조정을 주도적으로 제안하며 설득에 나섰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의 꿈과 현실적인 조건 사이에서 고민하게 되는 순간을 마주한다.

신지는 기존의 분배 구조를 깨고 ‘4대 3대 3’이라는 새로운 비율을 제안했다. 빽가는 “원래 못 받을 수도 있었던 돈인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파리에 가지 않았다”며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이른바 ‘금융 치료’가 그의 아티스트병을 잠재우고 코요태를 위기에서 구해낸 것이다.

사진=MBC ‘소라와 진경’ 캡처
사진=MBC ‘소라와 진경’ 캡처


1998년 데뷔한 코요태는 숱한 위기 속에서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며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일화는 이들이 어떻게 오랜 시간 팀을 유지할 수 있었는지, 그 비결이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와 현실적인 배려에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