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사마귀’, 2023년 작 ‘길복순’과 세계관 공유 밝혀지며 동반 흥행
‘길복순’ 속 스쳐 지나간 대사 한 줄이 새로운 영화로… ‘K-킬러 유니버스’의 성공적 확장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최근 역주행 하고 있다 / 넷플릭스
2023년 공개 이후 한동안 순위권 밖이었던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이 최근 다시 TOP 10에 진입하며 역주행 신화를 쓰고 있다.
갑작스러운 흥행의 배경에는 최근 공개된 또 다른 킬러 액션 영화, ‘사마귀’가 있다. 두 작품이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스핀오프’ 관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이다.
‘사마귀’의 등장, ‘길복순’을 다시 소환하다
지난 9월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사마귀’는 공개 직후부터 빠른 속도로 글로벌 순위 상위권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배우 임시완이 양손에 낫을 무기로 사용하는 A급 킬러 ‘한울(사마귀)’ 역을 맡아 강렬한 액션을 선보인다. 영화는 ‘길복순’의 배경이었던 살인청부회사 MK ENT.의 대표 사망 이후, 모든 룰이 붕괴된 혼돈의 업계에서 새로운 강자들이 벌이는 생존 투쟁을 그린다.
‘사마귀’의 흥행은 자연스럽게 그 세계관의 시작점인 ‘길복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사마귀’를 본 시청자들이 두 작품의 연결고리를 발견하고 ‘길복순’을 찾아보기 시작하면서, 2년 전 작품이 차트 상위권으로 재소환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는 잘 구축된 세계관 하나가 어떻게 콘텐츠의 생명력을 연장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넷플릭스 영화 ‘사마귀’ / 넷플릭스
‘휴가 갔던 사마귀’가 주인공으로…두 영화의 연결고리
두 영화의 가장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길복순’의 대사 한 줄에서 시작된다. 극 중 길복순(전도연)의 회사 동료가 “사마귀는 휴가 갔고”라고 무심코 내뱉는 대사가 바로 영화 ‘사마귀’의 시작점이다. 당시에는 스쳐 지나가는 이름이었던 ‘사마귀’가 2년 뒤, 임시완이 연기하는 매력적인 킬러 캐릭터로 구체화되어 돌아온 것이다.
두 작품은 모두 ‘MK ENT.’라는 살인청부회사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길복순이 소속된 회사이자, ‘사마귀’의 한울 역시 몸담았던 곳이다. 또한, 살인 의뢰를 ‘작품’이라 칭하고 A, B, C 등급으로 나누는 설정, 킬러들 간의 엄격한 규칙과 배신이 난무하는 내부 정치 등 핵심적인 세계관을 공유한다. ‘길복순’이 회사와 가정 사이에서 고뇌하는 베테랑 킬러의 이중생활에 초점을 맞췄다면, ‘사마귀’는 조직의 구심점이 사라진 상황에서 젊은 킬러들이 벌이는 야심과 권력 다툼을 전면에 내세우며 세계관을 한층 확장했다.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포스터 / 넷플릭스
세계관 확장과 남겨진 과제
이러한 시도는 ‘K-킬러 유니버스’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단발적인 작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력적인 설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파생시키며 프랜차이즈로서의 잠재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물론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일부 평론가들은 ‘사마귀’가 ‘길복순’의 흥행에 기대어 제작된 파생작의 성격이 짙으며, 세계관의 깊이나 개별 캐릭터의 동기 부여 측면에서는 다소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한다. 두 작품 간의 설정 충돌이나 느슨한 연결고리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는 의견도 있다.
그럼에도 ‘사마귀’로 인해 ‘길복순’이 재조명받는 현상은 넷플릭스에게 새로운 흥행 공식을 제시했다. 하나의 성공적인 IP(지식 재산)가 어떻게 또 다른 콘텐츠의 성공을 견인할 수 있는지, 그리고 시청자들이 얼마나 잘 짜인 ‘세계관’에 열광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 셈이다. 향후 MK ENT.의 또 다른 킬러 이야기가 등장할지, ‘K-킬러 유니버스’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넷플릭스 영화 ‘사마귀’ 포스터 / 넷플릭스
이지희 기자 jeeh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