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늉 탄수화물과 조리 방식
당뇨병·췌장암 오해와 섭취량 조절

누룽지에 물을 부어 끓인 숭늉은 식사를 마무리하는 익숙한 음식이다. 따뜻하고 구수한 맛에 속이 편안해진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숭늉이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췌장암까지 부른다는 식의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숭늉의 혈당 영향은 누룽지 양과 섭취량,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췌장암 말기 환자들이 숭늉을 먹은 일을 후회했다는 이야기도 일반적인 의학적 사실로 받아들일 근거가 없다. 숭늉 한 잔보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쌀 성분을 먹는지 살피는 것이 먼저다.

숭늉 탄수화물과 조리 방식

사진 : 숭늉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숭늉
숭늉은 맹물과 다르다. 누룽지의 주성분인 쌀 전분 일부가 끓이는 과정에서 물에 퍼져 탄수화물을 포함할 수 있다.

다만 숭늉의 대부분은 물이며, 탄수화물 농도는 누룽지의 양과 물의 비율, 끓이는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누룽지를 적게 넣고 묽게 끓인 경우와 밥알까지 함께 먹는 경우의 섭취량은 같지 않다.

전분은 소화 과정에서 포도당으로 분해돼 혈당에 영향을 준다. 그렇다고 숭늉을 설탕이나 액상과당이 든 음료와 같은 음식으로 볼 수는 없으며, 한 잔을 마시면 혈당이 특정 수치까지 오른다는 주장에도 근거가 없다.
사진 : 밥, 숭늉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밥, 숭늉


밥을 먹은 뒤 누룽지가 많이 든 숭늉까지 더하면 한 끼 탄수화물 섭취량이 늘어난다. 반대로 밥의 양을 줄이고 소량의 누룽지로 만든 숭늉을 식사의 일부로 먹으면 전체 섭취량을 조절할 수 있다.

혈당 관리와 췌장암 오해

혈당 반응은 섭취량뿐 아니라 조리 상태와 개인의 대사 건강에도 영향을 받는다. 당뇨병이 있거나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사람은 같은 양의 탄수화물을 먹어도 혈당 변화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인슐린은 탄수화물을 먹은 뒤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이 과정이 반복된다고 췌장이 기계처럼 닳거나 숭늉 한 가지 음식 때문에 기능이 급격히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당뇨병에는 유전적 요인과 체중, 신체 활동, 식습관, 나이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나이가 들며 근육량이 줄거나 복부지방이 늘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질 수 있지만, 모든 중장년층의 췌장이 이미 지쳤다는 식의 설명은 정확하지 않다.
사진 : 흡연 / unsplash.com
사진 : 흡연 / unsplash.com


췌장암 위험 요인으로는 흡연과 비만, 만성 췌장염, 일부 유전적 요인 등이 알려져 있다. 숭늉을 마시는 습관이 췌장암을 직접 유발한다는 신뢰할 만한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특정 음식을 암의 원인으로 단정하기도 어렵다.

누룽지 양과 식사 구성

밥을 충분히 먹은 뒤 숭늉까지 더하는 식습관이라면 누룽지 양을 줄이거나 물을 넉넉히 넣어 묽게 끓이는 방법이 있다. 밥알이나 누룽지를 함께 먹을 때는 이를 추가 탄수화물로 고려해야 한다.

당뇨병이 있거나 혈당을 관리하는 경우에는 숭늉을 식후에 별도로 더하기보다 한 끼 식사량 안에서 조절하는 편이 낫다. 설탕이나 꿀을 넣는다면 첨가당 섭취도 함께 늘어난다.
사진 : 더부룩함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더부룩함
따뜻한 숭늉이 속을 편안하게 느끼게 할 수는 있지만 소화불량을 치료하거나 소화효소처럼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식사 후 많은 양을 마시면 더부룩함을 느낄 수 있으므로, 불편한 증상이 있다면 음료량과 식사량을 함께 살피는 것이 현실적이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