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안 켜진다” 전 세계 대혼란…구글 보고 지연에 비판 폭주
37만 건 오류 신고…유튜브 먹통 원인은 ‘스팸 필터 버그’였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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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유튜브와 유튜브 뮤직 등 구글의 주요 서비스가 전 세계적으로 일시 중단되는 장애가 발생했다. 한국에서도 출근길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고, 정부 보고 지연으로 구글의 ‘10분 룰’ 위반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이번 장애는 한국 시간 기준 오전 8시 17분경부터 시작돼 약 1시간 뒤인 9시 10분경 완전히 복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구글코리아가 장애 사실을 오전 9시 1분에 보고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법적 기준인 ‘10분 이내 보고’ 의무를 넘긴 시점이었다. 과기정통부는 2022년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구글 등 대형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를 ‘주요 방송·통신사업자’로 지정해 재난관리 보고 의무를 부여한 바 있다.

사진=유튜브, X 트렌드
사진=유튜브, X 트렌드
이번 사태로 구글은 다시 한 번 ‘늑장 신고’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이용자 입장에서도 불편은 컸다. 이날 오전 8시 무렵부터 유튜브 앱에서는 영상이 재생되지 않거나, 광고 후 검은 화면만 표시되는 현상이 이어졌다. 일부는 여러 번 새로고침을 해야 영상이 재생됐고, 유튜브 뮤직에서도 노래가 중단되거나 오류 메시지가 표시됐다.

장애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발생했다.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도 ‘#YouTubeDown’ 해시태그가 SNS 실시간 트렌드를 장악했고, 장애 감시 사이트 ‘다운디텍터(DownDetector)’에는 약 37만 건의 오류 신고가 접수됐다. 한국에서도 ‘유튜브 서버’, ‘영상 재생 오류’ 등의 키워드가 포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며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폭주했다.

구글은 이번 장애의 원인을 ‘스팸 방지 시스템 업데이트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라고 밝혔다. 구글 관계자는 “보안 시스템 변경 사항이 일시적으로 너무 많은 실제 이용자 요청을 차단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즉시 시스템을 롤백했고, 오전 9시 10분경 모든 서비스가 정상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편을 드려 죄송하며, 향후 유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 검토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유튜브
사진=유튜브
하지만 문제는 단순한 기술적 오류를 넘어 정부 보고 체계의 허점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구글은 과기정통부 규정상 10분 이내 장애 보고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22년과 2023년에도 비슷한 사례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국내 재난관리 규정에 대해 여전히 소극적”이라며 “한국 내 이용자 비중을 고려할 때 더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출근길에 유튜브를 이용하던 이용자들도 불만을 표했다. 한 네티즌은 “음악이 멈춰버려 출근길이 더 힘들었다”며 “요즘 유튜브 없으면 생활이 마비되는 걸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유튜브 오류를 유튜브에서 검색하려다 깨달았다. 의존도가 너무 높다”고 자조하기도 했다.

약 1시간 만에 복구된 이번 장애는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수억 명의 이용자에게 영향을 미쳤다. 구글이 ‘10분 보고 규정’을 반복적으로 어긴 만큼, 과기정통부가 어떤 후속 조치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