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부터 일반인 출입이 통제됐던 설악산의 숨은 비경

날씨가 허락해야만 볼 수 있다는 장관, 900개 계단 끝에서 확인했다

토왕성폭포 모습 / 사진=한국관광공사 라이브스튜디오
토왕성폭포 모습 / 사진=한국관광공사 라이브스튜디오


설악산 깊은 곳에 45년간 일반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던 비경이 있다. 외설악 칠성봉 인근에 자리한 토왕성폭포다. 국내 최고 높이인 320m를 자랑하지만, 아무 때나 그 웅장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거대한 폭포는 오직 비가 내린 직후, 특정한 기상 조건이 갖춰져야만 비로소 제 모습을 드러낸다. 오랜 통제 끝에 전망대가 개방되며 탐방객을 맞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날씨 탓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수많은 등산객이 헛걸음을 감수하면서도 이곳을 찾는 이유, 그리고 마침내 마주한 풍경 뒤에는 몇 가지 알아둬야 할 사실이 있다.

토왕성폭포 전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라이브스튜디오
토왕성폭포 전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라이브스튜디오


소공원에서 출발하는 탐방로는 초반 1km 구간이 비교적 완만하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6개의 깊은 소(沼)가 이어지는 육담폭포를 지나 비룡폭포 쉼터에 이른다. 설악동 탐방지원센터에서 등산화나 스틱을 무료로 빌려주므로 안전한 산행에 도움이 된다.

900개 계단이 진짜 관문인 이유

비룡폭포까지는 가벼운 산책에 가깝다. 진짜 체력 시험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토왕성폭포 전망대로 향하는 마지막 400m 구간은 이번 여정의 최대 고비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가파른 철제 계단 약 900개가 탐방객을 맞는다.

이 구간을 오르는 데만 20분에서 30분이 걸린다. 이 끝없는 계단을 모두 올라서야만, 비로소 대자연의 선물을 눈에 담을 자격이 주어진다.

토왕성폭포 계단 / 사진=한국관광공사 라이브스튜디오
토왕성폭포 계단 / 사진=한국관광공사 라이브스튜디오


해발 약 430m에 위치한 전망대에 서면, 총 높이 320m에 달하는 3단 폭포의 장관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거대한 암벽을 타고 쏟아지는 물줄기는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자연공원법에 따라 폭포 본체로의 직접 접근은 금지되어 있으며, 오직 이 전망대에서만 관람이 가능하다.

날씨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탐방길

감동적인 풍경을 마주하기 위해선 체력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하늘에 달려있다. 만약 당신이 큰맘 먹고 설악산을 찾았는데 밤새 비가 많이 내렸다면, 이는 절경을 볼 기회이자 동시에 길이 막힐 수 있다는 신호다.

토왕성폭포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임흥빈
토왕성폭포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임흥빈


소공원에서 출발하는 전체 탐방 코스는 편도 약 2.1km, 왕복 2시간 30분에서 3시간 정도 걸린다. 소공원 주차 요금은 소형차 기준 6,000원이다. 하지만 강우량이 많으면 계곡 수위가 급격히 오르고 낙석 위험이 커져 입산이 전면 통제될 수 있다. 방문 전 국립공원공단 홈페이지나 유선을 통해 탐방로 개방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