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철책 걷어낸 숨은 명소, BTS 촬영지 바로 옆이라는 사실

해안길과 숲길 모두 1시간 코스, 입장료는 심지어 ‘무료’

여름 바다를 즐기는 방법이 해수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사람의 발길이 끊겼던 곳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열렸다는 소식은 여행의 설렘을 더한다. 특히 그곳이 무료라면 망설일 이유가 없다.

과거 군사 경계 철책에 막혀 있던 길이 무려 53년 만에 개방됐다. 긴 세월만큼이나 깊은 사연을 품은 이곳은 이제 동해안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이미 입소문이 자자하다.

역사적 배경과 잘 보존된 자연, 그리고 편리한 탐방 환경까지 갖춘 덕분에 만족도가 높다는 평이 이어진다. 삼척의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 이야기다.
사진 : 삼척 덕봉산 / 삼척시제공
사진 : 삼척 덕봉산 / 삼척시제공

53년간 군사 철책에 갇혔던 비경

사진 : 심척 덕봉산 / 대한민국 구석구석
사진 : 심척 덕봉산 / 대한민국 구석구석
반세기 넘게 닫혀 있던 길은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근덕면에 자리한다. 이곳은 본래 섬이었으나 오랜 세월 모래가 쌓여 육지와 연결된 ‘육계도’라는 독특한 지형이다. 『대동여지도』에도 기록이 남아있을 만큼 역사적 가치가 있다.

덕봉산이라는 이름은 물독을 닮았다는 뜻의 ‘더멍산’에서 유래했다. 군 철책이 철거되면서 2021년 4월, 비로소 일반에 공개됐다. 오랜 통제 덕분에 자연은 훼손되지 않은 채 고유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1시간이면 충분한 숲과 바다의 조화

사진 : 삼척 덕봉산 / 삼척시제공
사진 : 삼척 덕봉산 / 삼척시제공


탐방로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해안을 따라 걷는 해안코스(약 626m)와 산 정상으로 향하는 내륙코스(약 317m)다. 두 코스를 모두 둘러봐도 1시간이면 충분하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사진 : 삼척 덕봉산 / 삼척시제공
사진 : 삼척 덕봉산 / 삼척시제공
해안코스는 푸른 동해를 옆에 끼고 걷는 데크길이 일품이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기암괴석 사이를 거닐다 보면 더위는 금세 잊힌다. 내륙코스는 울창한 대나무 숲길을 지나 정상 전망대로 이어진다. 경사가 완만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전망대에 서면 맹방해변과 덕산해변이 만들어내는 그림 같은 해안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한참을 머물며 풍경을 감상한다. 숲과 바다를 짧은 시간에 모두 경험할 수 있는 효율적인 구성이다.

BTS 촬영지 옆, 입장료는 받지 않는다

이곳의 또 다른 장점은 접근성이다. 맹방해수욕장과 덕산해수욕장 사이에 있어 어느 쪽에서든 쉽게 진입할 수 있다. 두 해수욕장의 주차장을 이용하면 되니 주차 걱정도 없다.
사진 : 맹방해수욕장 / 생성형이미지
사진 : 맹방해수욕장 / 생성형이미지


특히 맹방해수욕장은 그룹 BTS가 ‘Butter’ 앨범 재킷을 촬영한 장소로 유명하다. 탐방로를 걷고 BTS 촬영지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는 코스는 이미 많은 팬들에게 필수 일정이 됐다. 여행 계획을 짤 때 참고하면 좋다.

탐방로는 연중무휴이며 입장료는 없다. 심지어 반려견 동반도 가능하다. 53년 만에 열린 비밀의 공간을 이제는 누구나, 언제든 자유롭게 거닐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여름, 특별한 동해의 풍경을 찾는다면 이곳이 정답이 될 수 있다.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