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벤츠 잡겠네”… 북미 뒤흔든 기아 ‘괴물 SUV’ 정체

‘2026년 가장 기대되는 신차’ 명단에 오른 유일한 국산차
하이브리드로 진화하는 2세대 모델, 북미 시장 또 한 번 흔들까

기아의 대표 대형 SUV 텔루라이드가 북미 시장에서 다시 한번 그 위상을 입증했다. 미국 유력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발표한 ‘2026년 가장 기대되는 신차’ 명단에 2027년형 기아 텔루라이드가 이름을 올린 것이다. 특히 이 명단에는 메르세데스-벤츠 GLC, 애스턴마틴 DB12 S와 같은 세계적인 프리미엄 모델들이 함께 포함돼 눈길을 끈다.

국산 SUV가 글로벌 명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텔루라이드는 단순히 잘 팔리는 차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기아 브랜드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린 상징적인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뉴스위크가 주목한 텔루라이드의 미래 가치

뉴스위크의 이번 선정은 현재의 판매량이나 성능만으로 이뤄진 평가가 아니다. 2~3년 후의 출시 시점과 시장 환경, 소비자의 잠재적 수요까지 고려한 미래 가치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에 가깝다. 텔루라이드는 미국 시장에 최적화된 대형 SUV로서 실용성과 가격 경쟁력은 물론, 기아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과 최신 기술이 집약된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뉴스위크 오토스 수석 에디터 아일린 팔켄버그 헐은 “텔루라이드가 기아의 새로운 디자인과 기술의 조화를 보여주는 모델”이라며 “2026년 소비자들에게 안전하면서도 경제적인 최고의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단기적인 흥행을 넘어 장기적인 경쟁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북미 시장을 뒤흔든 성공 공식

텔루라이드의 성공은 이미 여러 수치를 통해 증명됐다. 2019년 첫 출시 이후 북미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없어서 못 파는 차’의 대명사가 됐다. 올해 10월까지 미국 내 누적 판매량은 65만 대를 돌파했으며, 출시 첫해 6만 대 수준이었던 연간 판매량은 매년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히 2020년에는 ‘세계 올해의 차(World Car of the Year)’를 수상하며 제품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 기아 북미권역본부 관계자는 “텔루라이드는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꾼 게임 체인저”라며 “이 모델의 성공을 발판으로 기아 브랜드 전체가 동반 성장하는 효과를 봤다”고 강조했다.

하이브리드로 진화한 2세대 텔루라이드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2세대 텔루라이드는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가장 큰 핵심은 바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추가다. 기존 3.5리터 V6 가솔린 엔진과 함께, 2.5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새롭게 탑재될 예정이다.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최고출력 329마력의 강력한 성능과 함께 미국 기준 약 13.7km/L의 높은 연비를 확보해 효율성까지 잡았다. 차체도 커진다. 전장은 65mm, 휠베이스는 86mm 늘어나 실내 공간이 한층 여유로워졌다. 대형 SUV의 본질인 공간 활용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강화한 전략이다.

프리미엄과 오프로드를 모두 품다

실내 사양 역시 대대적인 업그레이드가 이뤄진다. 12.3인치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12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 메리디안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 등이 적용돼 고급스러움을 극대화했다. 동시에 북미 시장의 오프로드 수요를 겨냥한 ‘X-Pro’ 모델도 준비된다. 지상고를 231mm까지 높이고 전용 서스펜션과 올 터레인 타이어를 장착해 험로 주행 성능을 대폭 강화했다.

도심 주행의 편안함부터 장거리 여행, 오프로드까지 모든 환경을 아우르는 구성은 텔루라이드가 왜 북미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국산 SUV가 글로벌 명차 반열에 오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