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시설 부족한 인도네시아, 기아 PV5가 ‘움직이는 진료소’로 변신했다

단순 운송수단을 넘어 ‘움직이는 공간’으로, V2L 기능까지 활용하는 현장



기아의 신형 밴 PV5가 앰뷸런스와는 다른 모습으로 등장했다. 차량 내부에 접이식 침대는 물론 심전도 검사 장비까지 갖췄다. 이 특별한 차량이 향한 곳은 국내가 아닌 인도네시아다.

현대차그룹이 기아의 목적기반모빌리티(PBV)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특정 목적을 수행하는 공간으로 차량을 활용하는 개념이다. 이번에는 ‘의료 서비스’가 그 핵심 키워드다.

지난달 30일 인도네시아 국제 오토쇼에서 PV5 카고 롱 모델을 개조한 헬스케어 모델이 공개되면서, 모빌리티의 새로운 활용 방식이 구체화됐다.



PV5가 병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배경



이 프로젝트의 무대는 인도네시아 BSD 시티다. 이곳은 의료시설이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어, 자가용이 없는 주민들은 병원 방문 자체가 큰 부담이다. 만약 몸이 아픈데 병원까지 가는 데만 몇 시간이 걸린다면 그 고통은 배가 된다. 현대차그룹은 바로 이 지점에 주목했다.

이에 ‘병원이 환자를 찾아가는’ 역발상 모델을 꺼내 들었다. PV5가 주거단지, 쇼핑몰, 스포츠 센터 등 주민 생활권으로 직접 파고들어 기본적인 진료와 건강검진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의료 접근성의 구조적 문제를 모빌리티로 해결하려는 시도다.





침대와 의료장비가 차 안에 들어간 비결



PV5가 움직이는 진료소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PBV 특유의 공간 활용성 덕분이다. 이번 실증사업에는 PV5 카고 롱 모델이 투입됐다.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해 환자용 접이식 침대와 의료진용 의자, 심전도 검사 기구 등을 탑재했다.

핵심은 V2L(Vehicle-to-Load) 기능이다. 차량의 전력을 외부 기기에 공급하는 이 기술 덕분에, 전력 공급 시설이 없는 곳에서도 의료장비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차량 한 대가 독립적인 의료 서비스 공간으로 기능하는 셈이다.



이번 실증사업은 PV5의 활용 범위를 물류나 운송을 넘어 헬스케어 영역까지 확장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차량과 의료장비의 연계, 의료진 운영 등 실제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을 점검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말부터 BSD 시티에서 현지 파트너들과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한다. 이번 인도네시아 사례를 발판 삼아 향후 다른 아세안 국가로 스마트시티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