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소는 ‘가뭄’, 탱크는 ‘불안’, 홍보는 ‘실종’… 총체적 난국 빠진 현대차 미래 비전?

현대 넥쏘, 수소차 미래의 상징? 현실은 2700만원 파격 **할인(보조금 포함)**에도 외면받는 SUV다. 현대차가 야심 차게 내놓았지만, 각종 심각한 문제점들로 인해 소비자들의 ‘장바구니’에서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 넥쏘. 그 ‘웃픈’ 현주소를 냉정하게 진단하고, 아빠들이 고개를 젓는 진짜 이유 세 가지를 파헤쳐 본다.
현대-넥쏘 측정면 (출처=현대차)
현대-넥쏘 측정면 (출처=현대차)

1. “기름 넣으러 30km 원정?”… 충전소 찾아 삼만리, 숨 막히는 현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충전 인프라 참사’다. 전국에 깔린 수소충전소는 고작 200곳 미만. 그마저도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어 지방 거주자는 사실상 ‘그림의 떡’이다. 실제 사용자들은 “충전 한 번 하려면 왕복 30km는 기본”이라며 울상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운영 시간도 제멋대로다. 대부분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만 운영하고, 지방은 이보다 더 짧은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 넥쏘 오너들은 하루 일과 중 상당 시간을 충전소 위치 확인과 이동, 대기에 허비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에 놓여있다. 미래차라더니, 현실은 시간과 싸움이다.
현대차 넥쏘 충전중인 모습 (출처=현대차)
현대차 넥쏘 충전중인 모습 (출처=현대차)


2. “언제 터질지 몰라?”… 수소탱크 균열·센서 오류 ‘불안 증폭’



인프라 부족은 불편함의 문제지만, 안전 문제는 생존의 문제다. 넥쏘는 출시 이후 꾸준히 수소탱크 균열 및 센서 오작동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당장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운전자는 ‘혹시나’ 하는 불안감을 안고 달려야 한다.

이런 치명적인 결함 가능성은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킨다. 현대차가 문제를 인지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지만, 이미 쌓인 불신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달리고 싶은 운전자는 없다.

현대-넥쏘 측면 (출처=현대차)
현대-넥쏘 측면 (출처=현대차)

3. “그래서… 넥쏘가 뭐였더라?”… 존재감 ‘제로’ 수준, 마케팅 실종



아이오닉 시리즈가 감각적인 디자인과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힙한 전기차’ 이미지를 구축한 반면, 넥쏘는 존재감 자체가 희미하다. TV 광고는커녕 온라인 홍보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수소차의 장점이나 넥쏘만의 매력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니,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질 리 만무하다.

심지어 일부 구매자들 사이에서는 “정책 때문에 샀다”, “윗분(회장) 때문에 억지로 만든 차 아니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나온다. 기술력 과시는커녕, 기본적인 소통과 홍보마저 부재한 상황. 소비자들이 넥쏘를 외면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현대-넥쏘 측후면 (출처=현대차)
현대-넥쏘 측후면 (출처=현대차)

가격만 ‘그랜저급 할인’…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는 ‘백약이 무효’



물론 가격적인 메리트는 파격적이다. 넥쏘의 기본 가격은 6,950만 원이지만,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최대 3,500만 원), 현대차 자체 할인(750만 원) 등을 모두 합치면 실구매가는 2,700만 원대까지 떨어진다. 이는 쏘나타나 그랜저 기본 모델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아무리 싸다 한들, 충전 스트레스와 안전 불안감을 감수하면서 선뜻 구매할 소비자는 많지 않다. 가격 할인이라는 ‘당근’만으로는 부족하다. 충전 인프라 확충, 안전성 확보, 그리고 소비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이라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는 넥쏘의 미래는 암울할 뿐이다.
현대차 넥쏘 실내 (출처=현대차)
현대차 넥쏘 실내 (출처=현대차)


정의선의 ‘수소 비전’, 현실의 벽 앞에서 ‘흔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그토록 강조하는 ‘미래 기술 투자’의 핵심 중 하나인 수소차, 그리고 그 상징인 넥쏘는 지금 심각한 현실의 벽에 부딪혀 표류하고 있다. 기술은 있지만 인프라가 없고, 비전은 있지만 신뢰가 없다.

말뿐인 청사진이 아니라, 실질적인 인프라 투자와 문제 해결 의지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현대차의 수소 사회 비전은 공허한 메아리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넥쏘 다음 모델에서는 부디 ‘말보다 실천’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