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2천대 넘기며 렉서스·토요타 제쳐…중국산 전기차, 단순 ‘가성비’가 아니었다
3040세대 사로잡은 첨단 기능과 주행 성능, 국산 중형 SUV와 비교해보니
지커 7X / 사진=지커
국내 수입차 시장의 오랜 공식이 깨지고 있다. 수십 년간 ‘신뢰도’를 앞세워 시장을 지배했던 특정 국가 브랜드의 아성이 흔들린다. 그 배경에는 합리적인 가격과 친환경 기술이라는 두 가지 강력한 무기가 있다. 과연 이변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이변의 중심에는 중국 자동차가 섰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 브랜드는 국내에서 2,023대를 등록했다. 같은 기간 렉서스, 토요타, 혼다 등 일본 브랜드 전체 판매량(1,974대)을 넘어선 수치다.
단순한 숫자의 우위가 아니다. 이는 국내 소비자들이 ‘메이드 인 차이나’ 자동차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허물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과거 저가 제품의 이미지는 사라지고, 혁신적인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이 그 자리를 채웠다.
BYD 아토 / 사진=BYD
단순 가격 경쟁력? 일본차를 넘어선 진짜 이유
중국차의 약진을 단순히 ‘싼 가격’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오히려 상품성 자체가 국산차나 다른 수입차를 위협할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스마트 기기에 익숙한 젊은 세대와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30~40대 운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15.6인치에 달하는 회전식 대형 디스플레이, 발전된 주행 보조 시스템, 신속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기능은 기본이다. 과거 차량 선택의 기준이 엔진 내구성이었다면, 이제는 배터리 효율과 커넥티드 서비스가 더 중요해진 시대적 변화를 정확히 파고든 셈이다.
BYD 아토 / 사진=BYD
실제로 최근 출시된 중국산 소형 전기차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하고도 3천만 원 초반대 가격표를 달았다. 여기에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을 적용하면 실구매가는 2,000만 원대까지 떨어진다. 만약 당신이 첫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이 가격은 외면하기 힘든 선택지다.
BYD 성공에 지커까지 가세, 남은 과제는 신뢰도
성공 사례가 나오자 다른 브랜드들도 한국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BYD는 국내 진출 11개월 만에 누적 판매 1만 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Zeekr) 등도 상륙을 준비 중이다.
BYD 돌핀 / 사진=BYD
1.5L 가솔린 엔진과 듀얼 모터를 결합한 한 PHEV SUV 모델은 시스템 총출력 319마력, 제로백 5.9초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배터리만으로 도심에서 약 100km를 주행할 수 있어 패밀리카를 찾는 소비자들의 대기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초기 구매 비용이 낮더라도, 향후 중고차 가치와 원활한 부품 수급, 전국적인 서비스 네트워크 구축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국내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사후 관리 기준을 충족해야만 지금의 돌풍을 장기적인 성공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