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윙 없이 다운포스 만드는 공력 설계, 전동화 시대 마지막 V12 슈퍼카의 상징

Q by Aston Martin이 만든 150대 한정판, 3D 프린팅과 카본파이버로 빚어낸 기술의 정점



애스턴마틴이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강력한 V12 엔진을 탑재한 모델을 공개했다. ‘발렌(Valen)’으로 명명된 이 슈퍼카는 전 세계 150대만 한정 생산된다.

단순히 출력만 높인 것이 아니다. 경량화와 공기역학 설계에 대한 애스턴마틴의 새로운 접근법이 담겼다. 그 결과물은 기존 슈퍼카의 문법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850마력 V12, 그러나 성격은 운전자가 정한다

심장인 5.2리터 V12 트윈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850마력(PS), 최대토크 1,000Nm라는 강력한 성능을 뿜어낸다. 이 힘은 레이스카 밴티지 GT4에서 기술을 가져온 ZF 8단 변속기를 통해 뒷바퀴로 전달된다.


애스턴마틴은 이 강력한 힘을 운전자가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세 가지 드라이브 모드를 마련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즉각적인 반응을, 트랙 모드에서는 페달 조작을 길고 부드럽게 설정해 한계 주행에서의 미세 제어를 우선했다. 도로와 서킷에서의 요구가 다르다는 점을 정확히 파악한 설정이다.

거대한 윙 없이 차체를 누르는 기술이 담겼다

발렌의 디자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공기역학적 설계다. 차체 측면 하단에는 톱니 형태의 볼텍스 제너레이터가 적용됐다. 이는 차체 하부의 공기 흐름을 이용해 차를 노면에 붙드는 다운포스를 만들어낸다.


후면의 넓은 라이트바 역시 단순한 조명이 아니라, 공기저항을 줄이면서 다운포스를 발생시키는 공력 부품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발렌은 일반적인 슈퍼카와 달리 거대한 고정식 리어 윙 없이도 고속 안정성을 확보했다.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외관상 뒷유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공력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설계의 일부로, 대신 170L 용량의 트렁크 공간을 마련해 장거리 주행이라는 슈퍼 GT의 성격도 잃지 않았다.

150대 모두 다른 차가 될 수 있는 이유

발렌은 Q by Aston Martin이 제작하는 150대 한정판 스페셜 모델이다. 차체는 전부 카본파이버로 제작됐고, 고객은 카본 패턴을 그대로 노출하거나 다양한 색상의 틴팅을 선택할 수 있다.


경량화는 차체에만 그치지 않는다. 기본으로 적용되는 마그네슘 휠과 옵션으로 제공되는 티타늄 섀시 볼트 등은 스프링 아래 질량을 줄여 조향 반응성을 극대화한다. 실내 센터 콘솔과 배기 파이프 일부는 3D 프린팅 티타늄으로 제작해 무게를 줄이면서 특별함을 더했다.

만약 당신이 150명의 오너 중 한 명이라면, Q by Aston Martin 프로그램을 통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신만의 발렌을 만들 수 있다. 외장 색상부터 실내 가죽과 알칸타라 조합까지 사실상 무한에 가까운 선택지가 제공된다.

애스턴마틴 발렌은 단순한 고출력 슈퍼카가 아니다.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빌슈타인 세미 액티브 댐퍼, 타이어 내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피렐리 사이버 타이어 기술까지, 차량 전체가 하나의 유기적인 고성능 시스템으로 설계됐다.


전동화 시대에 등장한 850마력 V12 프론트 엔진 슈퍼카라는 점에서, 발렌은 하나의 상징적인 컬렉터 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