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의 유쾌한 재치, 무거울 뻔했던 제45회 청룡영화상을 살렸다
사진 = 청룡영화상 화면 캡처
이병헌, 남우주연상 시상자로 등장…박보영과의 훈훈한 호흡
남우주연상 시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이병헌은 지난해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수상자로서 새로운 주인공에게 왕관을 물려줄 준비를 했다. 그는 함께 시상자로 나선 배우 박보영에게 “비로소 고맙다는 말을 전하게 되어 기쁘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는 박보영이 과거 이병헌의 연기를 두고 “안구를 갈아끼운 듯한 연기”라고 극찬했던 데 대한 감사의 인사였다.
박보영 역시 당시를 떠올리며 “몇 초 만에 눈빛이 변하는 모습에 진정한 배우가 무엇인지 느꼈다”며 이병헌의 연기를 다시 한 번 치켜세웠다.
이병헌의 유머, 분위기를 살리다
시상식 중 이병헌은 과거 청룡영화상 MC를 맡았던 기억을 꺼내며 “사람이 살다 보면 잊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첫 번째는 박진영에게 댄스 배틀을 하자고 했던 기억, 두 번째는 청룡에서 진행을 본 기억”이라며 자조적인 농담을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올해 시상식 진행을 맡은 한지민과 이제훈에게는 “지금은 여유롭게 웃고 있지만 제정신이 아닐 것이다. 그 자리에서 서면 앞으로 30년은 해야 한다더라”고 말하며 응원을 보냈다.
남우주연상, 긴장감 속 유쾌한 반전
남우주연상 후보로는 이성민(‘핸섬가이즈’), 이제훈(‘탈주’), 정우성(‘서울의 봄’), 최민식(‘파묘’), 황정민(‘서울의 봄’)이 올랐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순간, 이병헌은 “남우주연상 수상자는 이병헌”이라고 호명해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내 “이었으면 좋겠지만”이라고 너스레를 떨어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황정민을 진짜 수상자로 발표하며 따뜻한 축하를 보냈다.
정우성 논란 속 훈훈하게 마무리된 시상식
이날 시상식은 정우성의 혼외자 논란 사과와 한지민-이제훈의 초보 진행으로 자칫 무거운 분위기로 이어질 뻔했다. 하지만 이병헌의 유쾌한 재치와 따뜻한 멘트가 어우러지며 분위기를 한층 밝게 끌어올렸다.
제45회 청룡영화상은 이병헌의 센스 있는 유머 덕분에 긴장감과 웃음이 공존하는 성공적인 시상식으로 마무리되며, 한국 영화의 새로운 별들을 축하하는 의미 있는 자리로 기억될 것이다.
김지혜 기자 k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