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594대 판매 그친 기아 EV9, 결국 가격 인하 카드 꺼내
아이오닉9보다 저렴한 5천만 원대 엔트리 트림 신설... ‘선별적 가격 전략’ 눈길

EV9 - 출처 :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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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야심작, 대형 전기 SUV EV9이 판매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격 인하라는 칼을 빼 들었다. 기아는 최근 EV9의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신규 엔트리 트림인 ‘라이트’를 추가, 가격 문턱을 대폭 낮췄다.

5천만원대 실구매가 가격 경쟁력 확보



새로 추가된 EV9 라이트 트림(스탠다드 기준)의 가격은 6197만 원이다. 기존 엔트리 모델이었던 에어 트림(6412만 원)보다 215만 원 저렴하다.
여기에 정부 및 지자체 전기차 보조금, 전기차 전환지원금 등이 더해지면 실구매가는 5800만 원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경쟁 모델로 꼽히는 현대차 아이오닉9(7인승 익스클루시브 트림 6715만 원)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으로, 대형 전기 SUV 시장에서 확실한 가격 우위를 점하겠다는 기아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EV9 - 출처 :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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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가격 논란이 발목 잡았나



EV9은 출시 당시부터 높은 가격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GT 라인 풀옵션 모델의 가격이 1억 원을 넘어서면서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에 부딪혔다.
그 결과는 냉혹한 성적표로 이어졌다. 지난해 EV9의 국내 판매량은 1594대에 그쳐, 기아 전기차 라인업 중 가장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쟁 모델인 아이오닉9가 8227대 팔린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이번 저가 트림 신설이 사실상 초기 가격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이를 만회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한다.

잘 팔리는 트림은 그대로 선별적 전략



EV9 - 출처 :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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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아는 모든 트림의 가격을 내리는 대신 ‘선별적 가격 전략’을 택했다. 판매 부진을 겪는 엔트리급의 문턱은 낮추되, 기존에 잘 팔리던 에어, 어스, GT 라인 트림의 가격은 동결한 것이다.
연식 변경을 통해 상품성은 소폭 개선됐다. 전 트림에 테일게이트 비상램프가 기본 적용됐고, 에어 트림 이상에는 100W C타입 USB 단자가 추가됐다. 롱레인지 4WD 모델의 6인승 스위블 시트 옵션에는 3열 열선 시트도 포함되는 등 편의 사양을 강화했다.
개별소비세 3.5%와 친환경차 세제 혜택을 적용한 EV9의 트림별 가격은 스탠다드 모델이 △라이트 6197만 원 △에어 6412만 원 △어스 6891만 원이며, 롱레인지 모델은 △라이트 6642만 원 △에어 6857만 원 △어스 7336만 원이다. 최상위 트림인 GT 라인은 7917만 원으로 책정됐다.

고금리와 보조금 축소 등으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에서, 기아 EV9의 가격 인하 승부수가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녹이고 판매 반등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EV9 - 출처 :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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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