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 보고 소름 쫙”… 단 1초도 방심 못하는 ‘뇌 자극’ 영화 4편
팝콘 대신 두뇌 풀가동… 넷플릭스·왓챠 ‘N회차 관람’ 유발하는 고지능 반전 영화들
								 숏폼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2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영화들이 오히려 신선한 지적 자극을 준다.복잡하게 얽힌 서사를 따라가며 단서를 조합하고, 감독이 숨겨둔 복선을 파헤치는 과정은 그 자체로 하나의 ‘게임’이다. 뇌를 풀가동해야 하는 이 영화들은 관람 후에도 깊은 여운과 함께 ‘N회차 관람’을 유도한다. 당신의 지적 한계를 시험할, ‘머리 쓰는’ 영화 네 편을 소개한다.
기억의 파편을 재조합하라… ‘메멘토’
 
 영화 메멘토 / 넷플릭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메멘토’는 ‘뇌 자극’ 영화의 교과서로 불린다. 주인공 레너드는 아내의 살해 충격으로 10분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단기 기억상실증 환자다. 그는 오직 폴라로이드 사진, 메모, 그리고 자신의 몸에 새긴 문신으로만 기억을 더듬어 범인을 추적한다.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시간을 역순으로 배치한 비선형적 서사 구조다. 관객은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사건의 조각들을 거꾸로 맞춰가야 한다. 흑백 장면(순행)과 컬러 장면(역행)이 교차하며 혼란을 가중시키지만, 모든 퍼즐이 맞춰지는 순간의 충격은 상상 이상이다. 단순한 반전을 넘어, ‘기억’과 ‘진실’의 본질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23개의 인격, 단 하나의 공포… ‘23 아이덴티티’
 
 23 아이덴티티 / 넷플릭스
							‘식스 센스’로 반전 영화의 대명사가 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화려한 부활을 알린 작품이다. ‘23 아이덴티티’는 23개의 다중인격을 가진 남자 ‘케빈’(제임스 맥어보이)이 10대 소녀 3명을 납치하면서 벌어지는 심리 스릴러다.
이 영화의 백미는 단연 제임스 맥어보이의 압도적인 연기다. 그는 9살 아이 ‘헤드윅’부터 냉철한 ‘데니스’, 고상한 ‘패트리샤’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인격들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스크린을 장악한다. 관객은 소녀들과 함께 케빈의 다음 인격이 무엇일지, 그리고 그들 내면에 숨겨진 ‘비스트’의 정체가 무엇인지 숨죽여 추측하게 된다. 샤말란 감독 특유의 충격적인 결말은 이 영화가 더 큰 세계관의 일부임을 암시하며 또 다른 충격을 안긴다.
이 ‘치료’, 정상이 아니다… ‘더 큐어’
 
 영화 더 큐어 / 넷플릭스
							‘더 큐어’는 146분의 긴 러닝타임 동안 시각적, 심리적 압박을 멈추지 않는다. 고딕 호러를 연상시키는 미장센과 음산한 분위기는 관객의 불쾌감과 호기심을 동시에 자극한다. 현대인의 ‘웰빙’에 대한 집착을 파고드는 이 영화의 결말은 꽤나 충격적이며, 관람 후에도 찝찝한 여운을 남긴다.
혼돈 그 자체, 생각의 종착지… ‘이제 그만 끝낼까 해’
 
 이제 그만 끝낼까 해 / 넷플릭스
							이 영화는 친절한 설명을 거부한다. 철학, 문학, 뮤지컬 등 다양한 레퍼런스가 뒤섞여 관객에게 적극적인 해석을 요구한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냐”는 불평이 나올 수도 있지만, 혼돈 속에서 상징과 은유를 파헤치고 자신만의 결론에 도달했을 때의 지적 희열은 상당하다. 호불호는 극명하게 갈리지만, ‘생각하는 영화’의 끝을 경험하고 싶다면 도전해 볼 만하다.
이지희 기자 jeehee@news-wa.com

 
                     
                    
 
                                                 
                                                 
                                                 
                                                 
                                                 
                                                 
									 
									 
									 
									 
									 
									 
									 
									 
									 
									 
									 
									 
									 
									 
									 
									 
									 
									 
									 
									 
									